더불어민주당 당원 ‘드루킹(필명)’의 댓글 조작 사건으로 질타를 받고 있는 네이버가 뉴스 서비스를 전면 개편한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9일 오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네이버 첫 화면 최상단에 배열된 소수의 기사에 3000만명의 시선이 집중되는 구조”라며 “올해 3분기부터 네이버가 아닌 언론사가 직접 뉴스를 편집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네이버에 따르면 올해 3분기가 지나면 이용자들은 모바일 첫 화면에서 뉴스를 볼 수 없게 된다. 그동안 네이버는 모바일 첫 화면 검색창 하단에 뉴스를 노출해왔다. 네이버는 이러한 과정에서 사용자들의 관심이 특정 기사에 과도하게 집중되는 문제를 개선, 사용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변화시킬 예정이다.
또 모바일 첫 화면에 올라왔던 실시간급상승검색어 역시 사용자가 별도로 설정해야만 볼 수 있는 구조로 바뀐다. 그동안 사용자에게 동일하게 20개씩 제공되던 실시간검색어는 기사 중복 양산에 일조한다는 비판이 있었다. 이에 네이버는 다양한 차트 개발을 통해 사용자가 원하는 데이터를 제공, 특정 뉴스에 집중된 관심을 분산시킬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언론사가 직접 주요뉴스를 선정해 편집하는 ‘뉴스판’, 사용자들 개개인의 관심사에 초점을 맞춘 ‘뉴스피드판’ 등도 신설된다. 뉴스판에서 발생하는 광고 수익은 수수료를 제외한 전액 언론사에 제공될 예정이다. 뉴스피드판은 개인 추천 뉴스에 적용했던 알고리즘을 전면 적용, 외부 검증을 거치게 된다. 네이버는 이달 안으로 AI(인공지능) 헤드라인 추천과 개인 관련 추천 뉴스를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한다.
기사를 클릭하면 해당 언론사 홈페이지로 이동하는 구글식 아웃링크도 적극적으로 검토된다.
다만 네이버는 “아웃링크는 전재료를 바탕으로 한 네이버와 언론사 간의 비즈니스인 만큼 일괄적 시행은 힘들다”며 “우선 사용자 보호를 위한 글로벌 수준의 아웃링크 운영 가이드라인부터 마련해나가겠다”며 선을 그었다.
이어 “아웃링크 전환 시 언론사 홈페이지 내의 과도한 광고, 사용자의 로딩 속도 저하, 언론사를 통한 바이러스 감염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사용자의 불편이 없도록 언론사 등과 의논해 가이드라인을 정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발표된 네이버의 뉴스 서비스 개편안은 모바일 서비스로 한정된다. 뉴스 소비가 주로 모바일에서 이뤄지고 있는 만큼 PC버전 개편은 모바일 개선 이후에 고려해야 할 대상이라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개편안이 모바일과 PC버전 모두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수치상 모바일 이용자가 많다고 하더라도 PC 이용자들을 무시할 순 없다는 것이다. 모바일만 개편안을 적용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반쪽짜리 대책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모바일이 PC버전보다 사용자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 비율은 회사마다 다를 수 있다”며 “다만 네이버가 공개하지 않는 이상 PC버전과 모바일 사용자가 각각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