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록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씨가 광주가 아닌 서울에서 재판을 받겠다고 주장했다. 

21일 광주지법 등에 따르면 전씨의 변호인은 이날 광주지법에 재판부 이송 신청을 냈다. 전씨 측은 “고령에다 건강문제로 멀리 광주까지 가서 재판을 받을 수 없다”며 “재판 공정성을 위해 광주가 아닌 곳에서 재판을 해야 한다”고 이유를 든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가 이송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재판은 광주비법 형사8단독 김호석(41·사법연수원 33기) 판사의 심리로 진행된다. 다만 전씨가 출석하지 않아 재판이 연기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형사재판에서 피고인 출석은 의무사항이다. 

전씨는 지난해 4월 펴낸 ‘전두환 회고록’에서 헬기 사격을 목격한 고(故) 조비오 신부의 증언을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전씨는 ‘가짜 사진까지 가져왔다. 가면을 쓴 사탄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일 뿐’이라고 고 조 신부를 비난했다. 

그러나 국방부 5·18 특별조사위원회는 지난 2월 육군의 공격용 헬기가 광주시민을 향해 사격을 가했다는 조사 내용을 발표했다. 당시 공군이 폭탄을 장착, 출격 대기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전씨는 고 조 신부와 5·18 희생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지난 3일 불구속기소 됐다. 

재판부가 이송을 거부하면 전씨의 첫 공판은 오는 28일 오후 2시30분 광주지법 제202호 법정에서 열린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