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성 경찰청장이 오는 30일 정년 퇴임한다.
이 청장은 1982년 순경 공채로 경찰 생활을 시작해 경사로 근무하던 1989년 간부후보생 시험에 합격, 37기로 재임용 됐다. 순경으로 시작해 경찰 최고 계급인 치안총감까지 모든 경찰계급을 밟은 최초의 경찰이자 역대 세 번째 순경 출신 청장이다.
또 정권교체 후 중도에 하차하지 않은 첫 청장이기도 하다.
이 청장은 26일 열린 마지막 기자간담회에서 “정년 퇴직을 하는 첫 번째 청장이 됐다.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고 경찰 조직에서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고 생각한다”며 “큰 탈 없이 잘 마무리할 수 있게 도와준 현장 직원들과 경찰청 참모들, 언론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잘했던 것보다는 못했던 것이 많다”면서 “조직 운영의 큰 틀을 바꾸고 경찰들의 후생 복리 등에 힘을 기울여야 했는데 (현안이 많다 보니) 오히려 예년 일들을 마무리하는 수준에만 그쳤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화려한 수식 뒤에는 여러 논란도 있다. 이 청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 경찰청장 후보자 청문회에서 1993년 11월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낸 전력이 공개돼 비판을 받았다. 지난해 8월에는 “촛불 가지고 이 정권이 무너질 것 같냐”는 등의 촛불집회 비하 발언으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경찰 지휘부를 불러 대국민 사과를 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청장 후임으로 민갑룡 현 경찰청 차장을 승진 내정했다. 경찰대 출신인 민 내정자는 경찰청 기획조정관, 서울지방경찰청 차장을 지냈다. 민 내정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정식 임명되면, 김대중 정부 시절 이무영 청장 이후 17년 만의 호남 출신 경찰청장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