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스마트폰 이용자를 공략한 ‘비주얼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강화하는 가운데, 제조와 통신업계의 희비가 갈리고 있다.
비주얼 커뮤니케이션은 말이나 글이 아닌 사진·동영상·이모티콘 등으로 소통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말 스마트폰 이용자 사이에서 AR 카메라 앱 ‘스노우’가 돌풍을 일으켰던 것도 동일한 맥락에서 해석 가능하다. 지난해 네이버가 밝힌 스노우 앱 다운로드 건수는 2억명을 돌파했을 정도다.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유사한 기능을 제공 중이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9’과 ‘갤럭시S9+’를 선보이며 “비주얼 커뮤니케이션에 최적화된 제품”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관련 기능으로는 AR(증강현실) 기술을 카메라에 접목한 ‘AR이모지’ 기능이 있다. AR이모지는 사용자의 눈·코·입·뺨·이마 등 100개 이상 얼굴 특징을 분석, 유사한 아바타를 만든 뒤 GIF 파일로 저장하는 것이다. 저장된 파일은 문자 메시지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낼 때 사용 가능하다. 약 36가지의 감정표현이 가능해 글이 아닌 표정으로 사용자의 감정을 대변할 수 있다.
지난달 LG전자는 ‘G7 ThinQ’에 새로운 ‘증강현실(AR) 스티커’ 카메라 모드를 추가했다.
해당 모드는 움직이는 캐릭터나 글씨 등 3차원으로 된 AR 스티커를 사진이나 영상에 삽입해 다양한 상황을 연출할 수 있는 기능이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냉담해 보인다. 미국 스마트폰 제조사 애플에서 선보인 기능과 다를 바 없어 사용자간 차별화가 힘들기 때문이다. 또 AR이모지의 경우 카카오톡 등으로 메시지를 보낼 때 휴대폰 앨범에서 손수 찾아야 하는 점도 번거롭다는 평가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제조사들이 대체로 유사한 기능들을 출시하고 있으나, SNS 및 커뮤니티 등의 글을 통해서만 사용자의 반응을 파악할 수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반응이 있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반면 이동통신사들 전략은 소비자의 호응을 얻고 있는 추세다.
SK텔레콤은 지난 4월 AR(증강현실) 영상통화 서비스 ‘콜라(callar)’를 출시했다. 콜라는 전화를 건다는 의미의 ‘call’과 증강현실을 의미하는 ‘AR’의 합성어다.
SK텔레콤 자체 분석 결과에 따르면 콜라 이용자들은 일반 영상통화를 사용할 때보다 2~3배 더 길게 통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누적 통화 건수는 서비스 출시 한 달 반 만에 1000만 건을 돌파했다.
업계는 ‘T전화’ 앱을 통해 타 통신사 고객이 이용할 수 있는 점, 아이폰-안드로이드폰 이용자 간 통화 가능이 가능한 점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평가했다.
KT는 영상통화 품질 향상에 집중했다. 영상통화를 이용하는 이들이 멀리 떨어진 지인의 얼굴을 더 잘 보길 원하는 것에 착안, 화질을 개선했다. 이를 위해 LTE 상용망에는 HEVC(High Efficiency Video Codec) 코덱이 적용됐다.
HEVC은 초고화질 영상 코덱으로 고화질 영상을 작은 용량으로 전달할 수 있는 차세대 영상 전송 기술이다. HEVC를 적용하면 품질 손상 없이 영상을 보낼 수 있다.
HEVC 코덱을 지원하는 신규 단말 간 영상통화 시, 영상 품질이 기존 대비 3배 이상 좋아진 Full HD급 초고해상도의 영상 통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영상통화의 경우 연인들, 아이가 있는 집, 다른 지역에 부모님이 살고 있는 이들이 주로 사용한다”며 “늘 일정한 수요가 존재하는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