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의 신제품 국내 출시가 임박하면서 국내 업체들의 위기감도 한층 높아졌다.
최근 샤오미는 16일 국내에서 열릴 스마트폰 ‘레드미노트5’ 출시 기자간담회 초청장을 배포했다.
지난 2월 중국과 인도 등 해외에서 먼저 출시된 레드미노트5는 5.99인치 디스플레이, 4GB 램과 64GB 저장공간, 전면 카메라 2000만 화소, 후면 카메라 500·1200만 화소, 4000mAh 용량의 배터리 등의 스펙을 자랑한다.
SK텔레콤과 KT, 11번가 등은 13일부터 예약판매를 시작했다. ‘가성비’가 뛰어난 제품답게 출고가는 29만9200원으로 책정됐다. 공시지원금은 통신사별 요금제에 따라 7만2000원∼20만원이다.
스펙 역시 삼성전자 중저가폰과 비교해도 크게 뒤처지지 않는다. 삼성전자 중저가 스마트폰 갤럭시A6는 5.6인치 디스플레이, 4GB 램과 32GB 내장메모리, 전면 카메라 1600만·800만 화소, 후면 카메라 1600만 화소, 3000mAH 배터리 용량이 탑재됐다. 갤럭시A8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제외하고 기능이 우수한 제품으로 꼽힌다. 갤럭시A8 출고가가 59만9500원인 점을 감안한다면 레드미노트5는 반값에 비슷한 성능을 제공하는 셈이다.
국내 이동통신 시장 1위 기업인 SK텔레콤이 처음으로 출시하는 중국산 스마트폰이라는 점에서도 그 의미가 남다르다. 이는 중국 가전 등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긍정적으로 변하면서 그 영향이 스마트폰까지 이어진 것으로 여겨진다.
상반기 실적이 부진한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들로서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삼성전자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9’과 LG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 ‘LG G7 ThinQ’ 모두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갤럭시S9 2분기 판매량은 800만대 수준, LG G7 ThinQ 하루 판매량은 3000대 수준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과 중저가 시장은 별개이며, 각각의 시장 수요에 맞게 제품을 만들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적당한 가격과 품질의 중저가폰을 원하는 소비자를 겨냥한 맞춤형 제품으로 프리미엄 시장과의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샤오미 제품이 비교적 저렴한 가격과 유사한 스펙으로 가성비를 내세우면서, 국내 중저가폰 시장 점유율도 재배열될 가능성이 커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성공을 장담하기 힘들다. 스마트폰 시장 침체기, 중고폰 리퍼폰 수요 증가, 스마트폰 교체주기 증가 등이 맞물리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샤오미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3~4위인 기업이며, 이는 적정 수준 이상의 품질력을 갖추고 있다고 검증된 셈”이라며 “중국산 가전제품 등의 수요가 늘면서 중국산 스마트폰에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식도 많이 개선돼 긍정적인 효과를 낳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