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또’…SK텔레콤, 스피커 이어 인포테인먼트서 ‘2라운드’

‘카카오가 또’…SK텔레콤, 스피커 이어 인포테인먼트서 ‘2라운드’

기사승인 2018-07-17 05:00:00

SK텔레콤과 구글이 AI(인공지능) 스피커에 이어 국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정보+오락) 시장에서 정면승부를 펼칠 전망이다.

SK텔레콤과 카카오는 AI스피커 시장에서 한 차례 경쟁한 바 있다. 음악을 추천하고 재생하는 기능은 AI스피커의 핵심 기능이다. SK텔레콤이 음원 플랫폼을 판 이후에도 음악 실시간 재생(스트리밍) 서비스로 경쟁해야 했던 이유다.

카카오는 2013년 SK텔레콤으로부터 인수한 음원 플랫폼 멜론을 적극 활용하며 스피커 사용자 확보에 전념했다. SK텔레콤은 자사 AI스피커 ‘누구’에 자회사 SK테크엑스의 ‘뮤직메이트’를 탑재했지만 멜론을 넘어서지는 못했다는 평가다.

이동통신 전문 리서치기관인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AI스피커 만족률에서 카카오의 AI스피커 ‘카카오 미니’(51%)는 2위를 기록했다. 누구는 4위에 그쳤다.

SK텔레콤과 카카오의 2차전은 국내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장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양사 모두 지도 앱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최근 SK텔레콤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용자에게 가장 익숙한 공간인 집과 자동차 관련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누구 버튼’은 운전대에 부착하는 버튼 형태의 제품 ‘누구 버튼’을 출시했다. 

사용자는 ‘아리아’라는 호출어를 말하지 않아도 누구 버튼만 누르면 AI 내비게이션 ‘T맵x누구’를 이용할 수 있다. T맵x누구는 내비게이션 기능은 물론, 검색, 전화·문자 수발신, 음악감상 등 다양한 기능을 음성으로 제어 가능하다. 블루투스를 연결하지 않아도 버튼만 누르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용적이다.

특히 지난달 말 월별 모바일 내비게이션 순 이용자 수 집계에 따르면 T맵 이용자는 1100만명에 달한다. 카카오내비 사용자 수는 그 뒤를 이은 400만 정도다. 지도앱 사용률에서 SK텔레콤이 압도적인 1위를 자랑하고 있는 만큼 인포테인먼트 시장 자리매김 역시 수월할 것이란 평가가 많았다. 

다만 업계는 ‘IT공룡’ 구글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지도 데이터 반출 금지 문제로 국내 시장 진출이 어려웠던 구글은 카카오와 손잡았다. 자사 구글맵 대신 카카오내비를 채택, 국내 시장으로 뛰어든 것이다.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 중 80%가 안드로이드 체재를 사용하는 것을 감안한다면 구글은 위협적인 상대다.

뿐만 아니라 구글의 ‘안드로이드 오토(Android Auto)’ 아반떼, 쏘나타, 싼타페 등을 포함한 시판 중인 현대자동차 전 차종과 K5, K7, K9 등을 포함한 시판 중인 기아자동차 전 차종에서 지원된다. 해당 차종을 이용하는 이들이 모두 기본으로 사용하는 내비게이션 플랫폼이 카카오내비가 되는 셈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티맵 사용자 수가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앱을 깔고 실행해야 한다는 점이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다. 차량 내부에 탑재된 시스템을 바로 이용하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차량에 기본 탑재된 앱이 카카오내비라는 점에서 격차를 좁힐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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