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인공지능),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 등 차세대 IT기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2분기도 호실적을 그릴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내 기업들이 자사 제품 및 서비스에 AI 기능을 결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가전제품에 AI 기능을 탑재해 IoT(사물인터넷)를 일상화하고 스마트홈을 구축해나가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스마트폰에 탑재했던 자사 AI비서 ‘빅스비’를 가전제품에도 탑재, 확대 적용해나가는 중이다. LG전자도 AI 브랜드 ‘ThinQ’를 론칭하고 가전제품에 AI 기술들을 접목하고 있다.
AR과 VR 등의 실감형 미디어 시장도 2020년 5G(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를 앞두고 활발하게 영역을 확장하는 중이다. 실감형 미디어는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 등의 특징을 지닌 5G 기술에 최적화된 콘텐츠다. KT와 CJ헬로 등도 VR테마파크 등을 개장하며 신사업 확장에 나섰다.
AI, IoT, VR, AR 등의 IT기술은 실시간으로 많은 양의 정보를 교환하거나 저장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각 개별 디바이스에 D램이 탑재되어 있어야만 무수히 많은 정보들을 처리할 수 있다. IT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설립 및 서버 투자 증가가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로 이어지는 이유다.
시장조사기관 시너지 리서치 그룹에 따르면 글로벌 클라우드 공급 업체들이 지난 3월 말까지 3개월 동안 집행한 투자비용은 최소 270억달러에 달한다. 해당 회사들은 데이터센터 구축 등 초고용량 설비투자를 위해 투자비를 집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선두주자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기술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7일 8Gb LPDDR4 D램을 양산한 지 4년 만에 ‘10나노급 8Gb(기가비트) LPDDR5(Low Power Double Data Rate 5) D램’을 개발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해당 제품은 데이터를 저장하는 전체 셀 영역에서 단위당 관리 구역을 16개로 늘려 데이터 처리 속도는 높이고 전력 소모는 줄인 것이 특징이다. 5G 및 모바일 AI 시장이 요구하는 빠른속도·고용량·절전 등의 특성을 충족한다.
SK하이닉스도 지난해 세계 최초로 LPDDR4X 규격 8기가 모바일D램을 출시한 바 있다. 또 올해부터는 72단 3D낸드 신기술 기반의 서버용 SSD 공급도 시작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정보 처리 과정에 있어서 속도에 크게 관여하는 것이 D램”이라며 “5G 시대가 도래하면 데이터 처리 양 자체가 엄청나게 늘게 되는데, 속도를 제대로 내기 위해서는 D램의 성능이 몹시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업계는 이러한 시장 상황에 힘입어 양사의 2분기 실적도 긍정적일 것으로 관측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2분기 반도체 사업부의 영업이익이 12조5590억원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6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잠정실적에 따르면 연결기준 올해 2분기 매출은 58조원, 영업이익은 14조8000억원이다.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