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바른미래당 전 공동대표가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에게 문자로 인사를 부탁했다는 정황이 공개됐다.
지난 26일 오후 방송된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는 공개되지 않은 안종범 전 수석의 휴대폰 문자와 녹취파일을 공개했다.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은 2016년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되어 현재까지 구속 중이다.
'블랙하우스'에서 김어준은 문자와 음성파일 등을 공개하는 동시에 "유승민 당시 새누리당 의원과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의원 등이 안 전 수석에게 인사를 부탁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방송에 따르면 유승민 전 공동대표는 안 전 수석에게 문자를 보내 "조OO이라고, XX증권 사장을 그만두는 분이 있다. 경북고 1년 선배인데 금융 쪽에 씨가 말라가는 TK(대구-경북)다. 대우증권 사장 및 서울보증보험 사장에 관심 있다. 괜찮은 사람이다. 도와주길. 서울보증보험 자리는 내정된 사람이 있나"라고 말했다. 자신과 지연, 학연으로 얽힌 인사를 다른 자리에 추천하는 내용. 안 전 수석과 유 의원은 대구-경북 출신으로 위스콘신 대학원 동기이기도 하다. 이에 안 전 경제수석은 "알아보겠다.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답했다.
이밖에도 유 전 대표는 "지난 번 박OO 민원 또 오네요. KAMCO 등 공공기관 비상임이사라도 부탁한다고.. 한번 챙겨봐주소"라는 내용의 문자를 안 전 수석에게 보냈다고 '블랙하우스' 측은 밝혔다. 이에 관련, '블랙하우스'는 유 의원에게 반론을 요청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알렸다.
또 2015년 당시 새누리당 대표였던 김무성 의원의 음성파일도 공개됐다. 해당 음성파일에서는 김 의원이 누군가를 추천하며 "이 사람이 세계 최초로 LNG 엔진을 개발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블랙하우스'는 이 음성파일 또한 인사청탁이라고 주장하며 이밖에도 홍문종·이철우·나성린·김종훈·박대출·조원진 의원 등이 안 전 수석에게 특정 인물을 챙겨달라는 취지의 문자를 보냈다고 전했다. 이들은 제작진에 "청탁 사실에 대해 기억이 없다"며 전면 부인했다.
이은지 기자 onbg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