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2시, 36도의 폭염이 쏟아지는 서울 청계광장에 3000여명(경찰추산 2500명, 주최측 추산 4000명)의 약사들이 모였다. 이들은 노란색 종이모자로 땡볕을 가리고, ‘면대약국 OUT’, ‘병원내 불법약국 척결’이란 문구가 적힌 부채와 얼음물로 더위를 쫒으며 자리를 지켰다.
조찬휘 대한약사회장은 “살인적인 폭염도 마다않고 소중한 휴일도 반납한 채 국민건강과 약사직능을 바로 세우는데 앞장서줘 고맙다”는 인사말을 시작으로 편의점 판매약 문제와 병원 불법약국 및 법인약국 허용 문제에 집중한 ‘국민건강수호 약사궐기대회’의 취지를 밝혔다.
그는 대회사에서 “지난 겨울에는 살을 에는 추위를 뚫고 효자동을 가득 메웠다. (하지만) 계절이 두 차례 바뀐 지금 어떻게 됐나. (정부는) 여전히 국민건강과 안전은 안중에도 없는 듯 보인다”고 정부를 힐난하며 약사직능과 국민건강을 위한 정책추진을 촉구했다.
강봉윤 약사회 정책위원장은 “폭염 속에서 흘린 땀방울은 미래 약사들이 흘릴 피이자, 제2, 제3의 약사직능 침탈을 막고 국민건강을 수호하는 소중한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궐기대회에 참석한 약사들의 의지에 고마움을 전하며 그 의미를 되새겼다.
이어 의약품 약국 외 판매, 일명 편의점 판매약 확대기조는 무분별한 의약품의 오남용과 부작용을 방치하는 무책임한 정책방향이자 국민건강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는 위험한 방침이라고 지적하며 정책 철회를 요구하기도 했다.
한편, 자리에 참석한 약사들도 “편의점이 약방이냐 복지부는 각성하라”, “법인약국 허용되면 동네약국 사라진다”, “대면원칙 무시하는 화상투약기 철회하라”, “8만약사 궐기하여 국민건강 수호하자”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