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계가 잇따라 해외에 인공지능(AI) 거점을 세우면서 글로벌 IT공룡들을 따라잡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1일 LG전자는 캐나다 토론토에 ‘토론토 인공지능 연구소’를 열었다고 밝혔다. 인공지능 연구소는 토론토대학교와 공동으로 다양한 산학과제를 수행하며 AI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본격적인 운영은 다음 달부터 들어간다.
토론토 연구소는 LG전자가 해외에 처음 개소한 AI 전용 연구소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LG전자는 서울, 실리콘밸리, 방갈로르, 모스크바 등에 있는 AI 연구조직과의 협력을 통해 원천기술 확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또 캐나다 현지 AI 스타트업과 협력하거나 투자하는 것도 적극 검토한다.
LG전자 관계자는 “향후 미래 산업으로서 AI가 중요해질 것이라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도 해외에 AI센터 설립을 확대해나가며 네트워크 구축에 한창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한국 AI 총괄센터를 시작으로 미국 실리콘밸리, 영국 케임브리지, 캐나다 토론토, 러시아 모스크바 등 5곳에 AI센터를 세웠다. 연내에는 선행 연구조직 삼성리서치가 AI 연구개발(R&D)센터를 미국 뉴욕에 설립할 것으로 전해졌다.
양사의 이 같은 행보는 AI 플랫폼 시장 선점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여겨진다.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영향력은 미미한 편이다. 현재 글로벌 AI 플랫폼 선두주자는 미국 IT 업체인 구글과 아마존이다. 구글은 구글 어시스턴드, 아마존은 알렉사를 통해 자사 AI비서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행보는 시장 성장 속도를 감안한다면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한다. 현재 AI 플랫폼 시장은 스마트 스피커를 통해 빠른 속도로 확장 중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는 연말까지 전 세계에 약 1억의 AI 스피커가 설치될 것으로 전망했을 정도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삼성전자, 페이스북 등 IT기업도 연내 시장 진출 계획을 밝힌 만큼 시장 확장성은 더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AI 기술 개발에 대한 일반 기업의 수요가 높은 점도 주목할 만 하다.
전사적자원관리(ERP) 기업 SAP의 자체 조사에 따르면 AI는 2030년까지 16조 달러 가치의 생산성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한 절감 비용은 매년 4조 달러에 달한다. IT기업을 넘어 전 세계 기업들의 수요를 통해 시장이 확장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AI는 4차산업혁명에 접어들면서 필수 집중 분야가 됐다”면서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AI 시장에서 한참 뒤쳐진 것은 사실이지만, 올해가 지나면 격차가 굉장히 많이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