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사 양대 산맥인 SK텔레콤과 KT의 유·무선 사업이 흔들리고 있다. 양사는 AI(인공지능) 관련 사업을 돌파구로 삼은 모양새다.
최근 SK텔레콤은 올해 매출 4조1543억원, 영업이익 3469억원, 순이익 9143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4%, 18% 줄었다.
SK텔레콤은 “이동통신 사업 수익 감소 등으로 인한 매출 하락이 불가피했다”며 “선택약정 가입자 증가 및 할인율 상승, 취약계층 요금 감면, 서비스 장애 보상금액 지급 등도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KT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3일 KT 공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5조8069억원, 3991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매출은 0.6%, 영업이익은 10.8% 감소한 수치다.
유선 사업도 어려운 상황이다. KT 2분기 유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 줄어든 1조1964억원으로 나타났다. 유선전화 이용량이 줄면서 유선전화 매출은 지속 감소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KT는 기가인터넷 성장에 힘입어 매출 감소세를 줄여보고자 노력 중이다.
양사는 감소하는 유·무선사업을 보완을 위해 신성장 사업으로 점찍은 AI 관련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디바이스 및 서비스 제휴처 확대, 인재 영입, 원천기술 확보 등 전방위에 걸쳐 경쟁력을 강화했다. 또 최근 AI와 조명 기능을 결합한 ‘누구 캔들’을 출시했으며, AI 관련 석학들을 영입해 연구 전담조직인 ‘AI 리서치센터’ 진용을 완비하기도 했다.
KT도 자사 AI 서비스 ‘기가지니’ 확대에 힘쓰고 있다. KT는 호텔과 접목한 국내 최초 AI호텔 ‘노보텔 엠버서더 동대문’을 개관하는가 하면, 커넥티드카 기술과 접목해 ‘홈투카’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AI 기반 서비스를 확대 중이다.
황창규 KT 회장은 전 직원에게 전체메일을 돌려 “사업의 구조를 개선하고 고객의 생활을 바꿀 대형 프로젝트들도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며 “융합 사례가 확대되면서 기가지니가 AI 플랫폼으로 지속 성장하는 것은 물론, IPTV와 인터넷, 무선 등 통신사업 전반의 동반 성장을 지원할 것”고 밝혔다.
그러면서 “누구도 넘보지 못할 1등 실력, 1등 기업문화가 있다는 것을 마음에 새겨 (힘써 달라)”고 주문했다.
업계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보편요금제를 포함해 현재 이동통신사를 둘러싼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세계적으로 AI 시장이 커지고 있는 것도 (통신사들이 사업을 확장하는) 큰 이유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