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와 이동통신사들이 ‘보편요금제’를 사이에 두고 진통을 겪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LG유플러스가 요금제 개편으로 보편요금제 폐지에 힘을 실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보편요금제는 월 2만원대의 요금제로 음성통화 200분, 데이터 1GB를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당초 문재인 정부는 기본료 폐지의 일환으로 보편요금제를 추진해왔다.
KT와 SK텔레콤은 보편요금제에 상응하는 요금제 출시로 선제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KT는 지난 5월 저가 요금 이용자들을 위해 데이터 혜택을 강화한 ‘LTE베이직’ 요금제를 출시했다. LTE베이직은 월 3만3000원에 유무선 음성통화 및 문자를 기본 제공하는 것은 물론 매월 1GB의 데이터를 제공한다. 선택약정 할인을 이용할 경우 월 2만원대(2만4750원)에 이용 가능하다.
잇따라 SK텔레콤도 저가 요금제 개편에 나섰다. 지난달 SK텔레콤은 기존 밴드데이터 9종 대비 요금제 명칭과 개수가 간소화된 신규 요금제 ‘T플랜’을 출시했다. 그중 가장 낮은 요금제인 T플랜 스몰은 3만3000원에 데이터 1.2GB가 제공된다. 데이터 제공량은 유사 금액 대 이통사 요금제 중 최고 수준으로 기존 ‘밴드세이브(월 3만2890원)’ 보다 4배 늘었다.
LG유플러스는 기존의 3만원대 저가 요금제 2종을 고수하고 있지만, 경쟁사 대비 데이터양은 부족한 상태다.
‘데이터 일반’ 요금제는 월 3만2890원에 월 300MB의 데이터를, ‘데이터 1.3’ 요금제는 월 3만9490원에 1.3GB의 데이터를 제공한다. 25% 선택약정할인을 선택하면 두 요금제 모두 2만원대의 가격으로 이용 가능하지만 경쟁사보다 높은 가격이다.
업계는 LG유플러스마저 저가 요금제를 개편한다면 보편요금제 폐지 여론이 우세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현재 SK텔레콤과 KT가 내놓은 요금제는 이미 보편요금제 수준을 훨씬 뛰어넘었다는 평가다. LG유플러스마저 가세한다면 정부로서도 보편요금제 강행의 명분이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앞서 LG유플러스는 이통3사 중 가장 먼저 고가 요금제 개편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LG유플러스가 속도 용량 제한 없는 무제한 LTE 요금제를 선보인 후 잇따라 KT와 SK텔레콤도 유사 요금제를 내놨다.
뿐만 아니라 LG유플러스는 이통3사 중 유일하게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상승한 곳이다. LG유플러스는 2분기 연결기준 전년 동기 대비 1.5% 늘어난 2111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실적에서 경쟁사 대비 성장세인 만큼 요금제 개편에 더 적극적으로 임할 가능성이 높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현재 저가 요금제 개편과 관련해 논의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구체적인 시기나 내용은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