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 합산규제가 일몰된 후 딜라이브 인수에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유력 후보로 CJ헬로와 SK브로드밴드가 떠올랐다.
최근 IB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가 딜라이브 인수를 위한 실사 작업에 들어갔다. 앞서 올해 초에는 LG유플러스의 인수설이 업계에 돌기도 했다.
이처럼 딜라이브 매각을 두고 설왕설래가 벌어지는 이유는 딜라이브가 유료방송 업계의 ‘키맨’이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유료방송 시장에서 KT와 KT스카이라이프의 가입자 수는 총 957만9081명이다. KT그룹은 30.54%의 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그다음은 SK브로드밴드 13.65%(428만3228명), CJ헬로 13.1%(410만8644명), LG유플러스 10.89%(341만5855명) 순이다. 6.54%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딜라이브를 인수하는 업체는 단숨에 업계 2위로 올라서게 된다.
유료방송시장 매물로 거론됐던 CJ헬로까지 적극적으로 인수전에 나선 것도 이러한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케이블TV 업계 1위인 CJ헬로로서는 동종 업체인 딜라이브 인수 후 적극적으로 사업 확장에 나설 수 있다. 국내 최대 콘텐츠 기업인 CJENM을 계열사로 가지고 있는 만큼 콘텐츠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 CJ헬로가 딜라이브를 인수해 몸집을 불린 후 더 비싼 값에 되팔기 위함이라는 예측도 있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딜라이브의 매각이 번번이 무산된 이유가 가격 때문이라고 알고 있다”며 “규모가 커지면 매각 금액도 커진다. 지금도 (딜라이브) 매각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향후 피M&A가 이루어지기는 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SK브로드밴드가 인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 2위와 3위의 격차가 미미한 만큼 SK브로드밴드는 딜라이브 인수 후 CJ헬로와의 격차를 단숨에 벌릴 수 있다. 아울러 업계 1위인 KT그룹을 쫓아갈 동력도 얻게 된다.
뿐만 아니라 케이블TV 이용자의 IPTV 유입도 꾀할 수 있다. 케이블과 IPTV 업체의 결합인 만큼 각종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평가다.
특히 SK브로드밴드 모회사인 SK텔레콤이 이동통신업계 1위인 점도 눈여겨볼 만 하다. IPTV 시장에서 2위인 SK그룹이 딜라이브 인수를 통해 본격적으로 KT와 맞대결 구도를 벌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이동통신 시장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오래 지켜온 만큼 유료방송 시장에서도 욕심을 낼 가능성이 충분히 높다”면서도 “다만 아직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다. CJ헬로와 SK브로드밴드의 실사설이 몸값을 올리기 위해 딜라이브 측의 전략이라는 말도 있는 만큼 아무 것도 속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