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헌법재판소가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헌법과 관련된 분쟁을 다루는 특별 재판소인 헌법재판소는 ‘국민과 함께한 30년, 헌법과 동행할 미래’라는 슬로건을 걸고 기념식을 진행했다.
이날 행사의 특징으로는 기존에 기념식장으로 사용되던 강당이 아닌 열린 공간에서 기념식이 진행되었다는 점이다. 국민과 함께한다는 슬로건에 맞게, 모두에게 열려있는 헌법재판소 청사 중앙홀에서 기념식이 진행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헌법재판소 30주년 기념식에 앞서 주요 인사들과 환담을 나눴다.
문 대통령은 “30년 전 헌법재판소가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헌법재판소라는 이름이 낯설었는데 이제는 최고재판소와 별개로 가는 게 세계적으로도 큰 흐름이 됐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방금 대심판정을 거쳐 왔는데 과거 노무현 대통령 탄핵 때 대리인들 간사 역할을 하며 대심판정에 자주 왔다”고 말하자 한 참석자가 “그때 재판장이 이분”이라며 윤영철 당시 헌법재판소장을 가리키자 참석자들이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문 대통령은 “당시 포토라인에 여러 번 서봤는데 참 곤혹스러웠다. 하물며 대리인 간사도 그런데 당사자면 얼마나 곤혹스럽겠습니까”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당시에는 탄핵재판이란 게 초유의 일이고 심리절차가 마련돼 있지 않아서 민사법을 적용해야 할지 형사법을 적용해야 할지 어려웠다. 우리도 공부하고 헌재도 공부하면서 재판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에 이진성 헌재소장이 “2016년 탄핵을 거치면서 탄핵절차가 완성이 됐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는 ‘순 한글판 헌법책자’를 만날 수 있었다. 이진성 헌법재판소장은 국민 모두의 행복을 위한 헌법정신 구현을 다짐하며 헌법책자에 서명했다. 순 한글판 헌법책자는 국내 대표의 장정가(책의 겉장, 면지, 도안, 싸개 등을 꾸미는 전문가)가 제작했으며, 영구보관 된다.
“헌법재판소를 태동시킨 힘은 1987년 6월 민주항쟁입니다.” “민주헌법을 수호하기 위해 국민이 만들어낸 헌법적 장치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기념사를 통해 헌법재판소 창립 30년을 축하하고 헌법과 국민, 민주주의와 촛불혁명의 의미를 되새겼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헌법은 국민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입니다.”라며 헌법이 국민의 기본권에 대해서는 더 철저하고, 국가기관의 불법적 행위에 대해서는 더 단호해야 할 것을 강조했다.
이진성 재판소장은 기념사를 통해 재판소의 주인은 국민이며, 재판소 구성원들은 국민의 손을 잡고 눈물을 닦아드릴 준비가 되어있다고 말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31일 오후부터 9월 1일까지 ‘열린 헌법재판소 국민초청행사’를 개최한다. 청사 마당에서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인근 주민과 북촌을 찾는 관광객 등 누구나 참석 가능하다. 재판소를 방문해 특강을 듣고, 시원한 차도 마시고, 책갈피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행사를 즐길 수 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