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1시간 만에 파우치가 뚝딱…미싱 초보 입문기

[체험기] 1시간 만에 파우치가 뚝딱…미싱 초보 입문기

기사승인 2018-09-08 01:00:00

2호선 을지로4가역을 나오면 바로 만날 수 있는 ‘미싱 특화 거리’. 공업용 미싱을 판매하는 가게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미디어를 통해 접하는 1900년대 생활상 속에서 자주 등장하는 검은색의 크고 무거운 미싱을 파는 곳이다. 다소 투박한 색상의 간판들 속에서 빨간 간판으로 무장한 ‘소잉 팩토리’는 한눈에 봐도 호기심을 자아낸다. 

2010년 오픈한 소잉팩토리 을지로점은 부라더미싱이 자사 제품으로 핸드메이드 제품을 만들 수 있게 한 체험 공간 1호다. 천이나 미싱 등 제품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물품들을 구매할 수도 있다. 

키트 소잉 마스터 클래스는 ▲지퍼 파우치, 쁘띠 파우치, 미니 포켓, 베이직 쿠션, 에코백 등을 만드는 입문5종 ▲하트 주방장갑, 프레임 파우치, 루프백, 포켓 행거, 스퀘어백 등을 만드는 초급 5종 ▲프렌치 앞치마, 버킷햇, 슈슈백, 텀블러백 등을 만드는 중급 4종 ▲양면 챙모자, 백팩, 화장품 케이스, 원피스형 앞치마 등을 만드는 고급 4종으로 구성됐다. 전 단계를 수강하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없다.

오늘의 체험용 모델 ‘innovis-2750D’. 350만원의 고가형 제품으로, 다른 미싱을 구매할 경우 고객이 구입한 미싱과 동일한 제품으로 클래스를 들을 수 있다. 해당 미싱은 자수 기능을 겸하고 있어 자수 유닛을 끼워놓으면 ‘자수 모드’로 자동 변환된다. 현재는 일반 천을 이용한 제품을 만들 예정이므로 일반 ‘재봉 모드’가 작동된 상태다.

사람은 천의 앞뒤로 바늘을 빼내면서 바느질을 한다. 그러나 미싱은 올려진 천 위에 박음질 하므로 해당 작업이 불가능하다. 윗실과 아랫실이 교차해 박히는 것을 이용해 박음질이 가능한 원리다.

미싱의 가장 첫 번째 단계는 실 끼우기다. 미싱 상단의 뚜껑을 열면 위쪽 실을 끼울 수 있는 부분이 나온다. 실을 끼운 다음 ‘1-2-3-4-5-6-7’이라고 적힌 부분을 따라 실을 끼우면 된다. 숫자뿐 아니라 실의 방향까지 나와 있어서 그대로 따라서 끼우기만 하면 된다.

윗실을 다 끼웠다면 아랫실을 마저 끼운다. 아랫실의 경우 윗실보다 크기가 작다. 실을 어떻게 끼워야 할지 모르는 이들은 표시된 부분의 그림을 참고해 같은 모양대로 넣어주면 된다. 아랫실을 넣은 뒤 뚜껑을 덮고 바로 왼편에 놓인 곳에 똑같은 모양으로 실을 끼운다. 끝부분에 커터가 달려있어 깔끔하게 실을 자를 수 있다. 아랫실의 경우 투명한 뚜껑으로 되어 있어 남은 실의 양을 확인하기 용이하다.

실 끼우기가 끝났다면 미싱의 뚜껑을 덮고 재봉할 준비를 하면 된다. 미싱을 처음 접해 당황한 나머지 사진 속 인물처럼 뚜껑덮는 것을 잊었다고 해도 괜찮다. 미싱은 잘 돌아간다.

처음 입문하는 이들을 위해 소잉팩토리에서는 여분의 자투리 천을 제공한다. 재봉틀 뒤에 달린 ‘레버’를 잡아당기면 ‘노루발’이 내려오면서 빨간색 버튼이 녹색으로 바뀐다. 박음질할 준비가 됐다는 표시다. 녹색 버튼을 누르면 바늘이 내려오면서 천에 박음질이 되기 시작한다. 멈추고 싶으면 녹색 버튼을 한 번 더 누르면 된다.

미싱은 손바느질과 달리 매듭을 짓기가 힘들다. 매듭을 짓고자 할 때는 약 세 땀을 겹쳐서 재봉해야 한다. 녹색 버튼 오른쪽에 달린 화살표 버튼을 누르면 되박음질이 가능하다. 처음 세 땀을 박은 다음, 세 땀을 되박음질하면 매듭이 지어진다. 그다음부터는 쭉 박음질을 진행하면 된다. 초보자들은 자투리 천을 이용해 충분히 연습해보길 추천한다.

노루발(①)은 노루의 발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서양에서는 ‘Foot(발)’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용도에 따라 ‘지퍼풋’ ‘주름풋’ ‘시접풋’ 등 이름이 달라진다. 고급미싱기의 경우 원터치로 노루발이 교체 가능하다.

노루발 아래 위치한 톱니(②)는 천을 밀어준다. 자동으로 천이 앞으로 움직이므로 사용자는 천의 방향이 비뚤어지지 않게 살짝 잡아주기만 하면 된다.

①버튼은 한 땀만 박음질할 수 있는 버튼이다. 박음질을 하다 보면 방향을 전환할 때, 끝을 낼 때 애매하게 한 땀 정도가 남는 경우가 있다. 그럴 경우 자동 버튼을 누르면 천을 넘어가 버린 채 바늘이 움직일 수 있다. 그럴 때는 ①버튼을 눌러 한 땀만 박으면 간편하다.

②버튼은 실을 자동으로 잘라주는 기능이다. 다만 모든 미싱에 탑재된 것은 아니다. 대체로 고가의 제품에 들어가 있다. 만약 해당 기능이 없는 미싱이라면 미싱기에서 천을 죽 잡아당긴 후 수작업으로 실을 잘라주면 된다.

③부분을 이용하면 속도 조절이 가능하다. 자동 박음질이 너무 느리다 싶으면 오른쪽으로 당겨 속도를 빠르게 하면 된다. 숙련된 사람들이 주로 사용하는 기능이며, 완벽을 추구하는 입문자라면 추천하지 않는다.

기초 준비의 마지막 단계, ‘핀 작업’이다. 핀 작업은 재봉 시 천이 비뚤어질 경우를 대비한 작업이다. 가이드 선을 표시해 놓으면 미싱을 멈춰야 하는 선을 초보자도 쉽게 알 수 있다. 또 일자로 예쁘게 박음질할 수 있다.

평평한 부분이 아닌 입체적인 부분에 박음질해야 할 때는 ‘프리암’ 기능을 사용하면 된다. 미싱의 앞쪽 부분을 뺄 수 있는 기능으로, 대체로 옷의 팔뚝 부분을 박을 때 유용하다. 미싱을 분리하면 사진처럼 노루발이 있는 부분만 툭 튀어나오게 되는데 그곳에 천을 끼우면 된다. 만약 끼우지 못할 정도로 입구가 좁다면 일일이 천을 돌려가면서 박아야 하는데, 무척 어려운 작업이다. 초보자는 할 수 없으니 선생님의 도움을 받는 것은 필수다.

모든 작업을 할 때 사진처럼 핀을 꼽아두면 천이 비틀리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설명서에 적힌 대로, 일일 교사가 설명해주는 대로 따라가다 보면 천 뭉치가 파우치로 변하는 마법과 마주하게 된다.

마무리는 ‘끈 끼우개’ 담당이다. 끈을 끼운 뒤 링으로 조이면 끈이 톱니에 걸려 빠지지 않는다. 파우치나 가방 등에 끝을 끼울 때 이용하면 편리하다.

대망의 미키마우스 파우치. 장장 한 시간이 걸려 만들어낸 ‘걸작’ 되시겠다. 

꿀팁 한 가지.

선생님으로부터 “어머 어떡해”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실을 자르면 안 될 때 자르면 된다. 당황할 필요는 없다. 되박음질 버튼으로 이전 단계로 돌아간 뒤 다시 박으면 된다.

아쉬운 것이 하나 있다면 일반 클래스에서는 자수가 박힌 천을 이용해 제품을 만들 수 없다는 점이다. 캐릭터 수놓기 기능을 더한 자수 겸용 미싱 제품을 구매한 경우에만 가능하다. 자수 전용 미싱은 미키마우스, 미니마우스, 헬로키티, 겨울왕국, 곰돌이 푸, 디즈니 공주들 등 종류도 다양하다. 다만 가격은 기본이 100만원을 훌쩍 넘어 개인 사용자가 구매하기는 다소 무리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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