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미디어, 그리고 어른들은 청년들에게 열정과 꿈을 가지라고 말합니다. 열정과 꿈. 그러나 요즘처럼 불경기와 저성장, 높은 실업률 속에서 청년들은 열정보단 안정을, 꿈보단 현실을 선택하기도 팍팍합니다. 청년들의 이런 선택을 탓할 수는 없습니다. 부푼 꿈을 안고 창업에 뛰어들었다 엄청난 빚만 지고 실패하는 청년들에게 우리사회는 아직 냉정하니 말입니다.
그러나 조금만 돌아보면 꿈과 이상을 실현 가능한 현실로 뒤바꿀 수 있는 기회가 우리 주변에 얼마든지 있습니다. 지금부터 들려드릴 공예 액세서리 사업가 A씨의 사연은 열정으로 기회를 잡은 ‘작은 기적’의 이야기입니다. ‘운이 좋아서’ 혹은 ‘현실은 달라’라고 냉소를 보내기 전에 A씨가 어려움을 돌파하기 위해 어떤 태도로, 어떤 노력과 정성을 다했는지 주의 깊게 살피면, 분명 여러분의 가슴에도 ‘어떤 뜨거운’ 그 무엇이 꿈틀대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 자금 부족 전전긍긍… 이젠 더 큰 꿈을 향해!
A씨가 액세서리의 매력에 매혹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5년 전. 우연히 지인의 책 속에는 점토로 모양을 내고 구워 만든 형형색색의 액세서리 사진이 가득했다. 이때부터 A씨는 ‘나만의 액세서리를 만들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다. 그리고 그 꿈은 A씨의 인생을 송두리째 뒤바꿔놨다. 액세서리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톡톡 튀는 감각으로 공예 액세서리 제품 제작에 돌입했지만, 책에서 본 것 같은 색과 문양을 구현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따랐다. 점토와 여러 원료, 코팅액을 여러 비율로 조합하길 수차례. 정교하고도 빼어난 매력을 살리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기존에 보기 어려운 공예 액세서리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을 아는 것도 중요했다. A씨는 프리마켓에 자리를 펴고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기대와 달리 소비자들의 반응은 그리 좋지 않았다. 장난감이 아니냔 반응부터 액세서리 같지 않단 말까지….
이러한 ‘냉정한’ 평가에 기가 죽을 법도 하건만, A씨는 더욱 이를 악물었다. 원하는 색과 디자인이 나올 때까지 연구를 거듭했고, 마침내 완성도는 물론 안전성까지 확보할 수 있었다. 수년간 피나는 노력을 거듭한 결과였다.
A씨의 제품은 까다롭기로 악명이 높은 미국 수출 기준을 넉넉히 맞출 정도로 높은 완성도를 보였다. 성실한 노력에 시장도 반응했다. 입소문을 타면서 패션 스타일리스트들은 협찬을 요청하기 시작했고, 아이돌이 그의 제품을 착용하면서 제품의 인지도는 더욱 높아졌다.
그렇지만, 한 단계 상승할 돌파구가 필요했다. 단순한 제품 카탈로그만으론 제품의 매력을 충분히 어필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렇게 시작한 룩북 제작. 그러나 또 다른 난관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예산의 어려움이 가장 컸다. 촬영 스텝 인건비와 스튜디오 대여료까지… 돈이 들어갈 곳은 많았지만, 수중에는 그만한 돈이 없었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했던가. 고민 끝에 찾아낸 서민금융진흥원의 지원 프로그램은 마치 A씨를 위해 존재하는 프로그램인 것만 같았다. 자금 대출과 함께, 자영업 컨설팅까지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생각지도 못한 ‘기회’였다. A씨는 당시 상황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몇 년 동안 제품을 만들면서 컨설팅을 받아본 적은 없었어요. 익숙하게 해오던 일이라 저만큼 이 사업을 잘 아는 사람은 없다고 여긴 것이죠. 그런데 컨설팅은 정말 달랐어요. 홈페이지 개편부터 백화점 입점을 위한 집기 제작까지…. 미처 생각지도 못한 부분을 세심한 조언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컨설턴트는 A씨의 첫인상을 이렇게 기억했다. “좁은 사무실에서 제품 제작에 여념이 없던 A 대표의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온 신경을 집중해 제품을 만드는 과정은 진이 빠질 법도 한데, 일을 즐기는 열정 넘치는 모습에 무척 감동했습니다. 그래서 저도 컨설팅을 열심히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죠.”
룩북 제작 초기만 해도 여유 자금을 구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던 A씨는 서민금융진흥원의 대출과 컨설팅으로 새로운 기회를 얻었다. 컨설팅을 충실히 이행하자, 국내 유명 백화점과 유통업체의 러브콜이 날아들었다.
그리고 이제 A씨는 더 큰 꿈을 꾼다. 자신의 제품으로 세계 시장에 당당하게 도전하겠다는 꿈. 그리고 이 꿈은 더 이상 꿈이 아닌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A씨는 말한다.
“기회가 된다면 브랜드 독점 판매권과 상표 사용권을 판매해서 세계에 제 제품을 알리고 싶습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