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이 인수해 운영 중인 중앙대학교가 건물을 새로 지을때마다 두산 계열사에 수의계약으로 공사를 맡겨온 사실이 드러났다. 이른바 '일감 몰아주기'다.
9일 MBC는 "공사비 1100억원이 투입된 중앙대 100주년 기념관과 540억원이 들어간 R&D센터, 각각 300억 원과 500억 원이 든 기숙사 건물 2동까지 모두 두산건설이 지었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해당 공사가 모두 수의계약이라는 점이다. 2억 원 이상의 건설 공사는 경쟁입찰해야 하는 법을 무시하고 2800억원 규모의 대형 공사 5건을 모두 중앙대학교가 두산건설에 물량을 몰아주었다는 것이다.
2008년 중앙대를 인수한 두산건설. 현재 중앙대의 박용현 이사장은 산건설과 두산그룹 회장 출신에, 박 이사장의 아들은 두산건설 부회장으로 재직 중이다. 중앙대학교의 건물공사 계약 방식은 실비정산이라는 점도 물의를 빚었다. 보통은 공사비를 아끼기 위해 총액 계약을 하나 중앙대학교는 건물을 짓고 건설사가 이후 비용을 청구하는 방식이다. 공사액은 당초 예정금액보다 300억 원이 늘었다.
중앙대 측은 "공사를 통해서 어떤 이득을 본다는 개념이라기 보다는 신속하고 긴급하고 안전한 (공사를) 감안해서 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교육부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8월 과거 총장을 지낸 3명을 공정거래법 위반과 형법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지난달 28일 중앙지검 형사 8부는 사건을 배당받아 정식으로 수사에 착수했다.
이은지 기자 onbg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