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사냥꾼’에 고금리 주식담보대출하고 이득 본 저축은행

‘기업사냥꾼’에 고금리 주식담보대출하고 이득 본 저축은행

기사승인 2018-10-14 10:32:25

일부 저축은행이 무자본 M&A 등 불공정거래를 조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은 저축은행 2조원대 고금리 주식담보대출 제공이 최근 무더기 상장폐지된 기업들에게 미친 영향과 투자자 피해 등 실태를 점검하고 대안을 14일 제시했다.

기업사냥꾼이라 불리는 이들은 사채시장에서 돈이 없으면서 인수할 기업 주식을 담보로 빌려 인수하거나 돈을 끌어 억지로 기업을 인수한 후 이 기업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융통해 돌려막기를 하는 불공정거래를 조장한다.

이 의원은 이 과정에서 저축은행이 종잣돈을 대면서 폭리를 챙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저축은행 주식담보대출 현황을 보면 2개 저축은행에서 고금리 주식담보대출이 집중됐다.

과거 텍셀네트컴(현 상상인)이 상상인 저축은행·상상인플러스 저축은행을 인수한 후 최근 3년간 1조8925억원을 최고 24% 금리로 주식담보대출을 했다.

이는 기업 입장에서는 심각한 금융비용으로 업계에서는 정상적인 기업의 자금조달 금리로는 상상할 수 없는 금리이라는게 중론이다. 100억원을 대출하면 연이자만 2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정상적인 운전 자금 공급보다는 무자본 M&A 등에 활용될 우려가 높다.

금감원에 따르면 무자본 M&A로 의심되는 42개 인수건(39개 기업) 중 20개 기업이 이들 저축은행 고금리 주식담보대출을 이용했다.

이 의원은 “수백, 수천만원의 매출액 없는 회사로 수백억원의 코스닥 상장기업들을 인수하면서 그 인수자금으로 저축은행 고금리 주식담보대출을 이용한 것”이라며 “금감원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무더기로 상장이 폐지된 11개 코스닥 기업 가운데서도 9개사가 두 저축은행 고금리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 폐지가 결정된 9개 기업들은 최고 19% 고금리로 총 1095억원의 주식담보대출을 받았다. 이들은 연간 총 186억원(17% 기준)을 이자로 내야 했다.

상장폐지 기업에 고금리 주식담보대출이 집중된 건 ▲상장폐지기업 지배구조가 취약해 차입인수를 통한 무자본 M&A에 사용됐고 ▲경영난에 허덕인 일부 대주주 처지를 악용한 영업으로 기업 경영사정이 더욱 악화돼 폐지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이뿐이 아니다. 무자본 M&A 과정에서 주식담보대출 계약에 따라 빌린 자금을 갚지 못하거나 주식 가치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 반대매매를 실시한다. 반대매매 시 주가는 폭락한다.

이런 이유로 반대매매된 C&S자산관리·스틸플라워 등은 두 저축은행과 반대매매를 했고 결국 폐지됐다. 

이 의원은 “기업사냥꾼들의 무자본 M&A 자금조달 통로를 차단하기 위해 저축은행 고금리 주식담보대출을 원천적으로 막아야 한다”며 “이번에 상장폐지된 11개 기업 고금리 주식담보대출 중 잔액은 137억원이다. 저축은행들이 그동안 폭리를 취해왔지만 이제 고스란히 손실을 안을 위험에 처해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감독당국의 철저한 전수조사를 통해 코스닥 시장 공정생태계를 조성하고 저축은행이 본래 목적에 충실할 수 있도록 감독행정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강조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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