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전자랜드의 시즌 초반 행보가 놀랍다.
전자랜드는 지난 18일 인천 삼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전주 KCC와의 홈경기에서 91-76으로 완승을 거뒀다. 개막 3연승을 달린 전자랜드는 리그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시즌 초반이지만 예사롭지 않다. 전자랜드는 지금까지 치른 3경기에서 모두 15점차 이상의 완승을 거뒀다. 이는 KBL 역대 최초 기록이다. 약한 팀들을 상대로 성과를 거둔 것은 아니었다. 올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로 점쳐지는 SK와 KCC가 연달아 전자랜드에 무릎을 꿇었다.
전자랜드는 최근 몇 년간 6강 플레이오프의 단골손님이었다. 하지만 한계도 명확했다. 번번이 6강에서 패했고 챔피언 결정전 문턱에서 좌절했다. 전자랜드는 KBL 10개 팀 가운데 유일하게 챔피언결정전에 한 번도 오르지 못한 팀이다.
올 시즌 역시 6강 후보로 거론됐으나 강팀으로 분류되진 않았다.
그러나 막상 시즌이 시작되자 전자랜드를 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전자랜드의 고질적 문제였던 ‘높이’가 해결됐다는 평가다.
KBL에 외국인 선수 장․단신 제도가 도입된 이래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의 용병 농사는 거의 실패에 가깝게 끝났다. 하지만 올 시즌 영입한 머피 할로웨이(198cm)는 지난 몇 년간 전자랜드를 거친 외인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3경기 연속 더블더블을 기록하는 등 맹활약 중이다. 슈터 팟츠 역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또 유 감독의 농구는 강한 수비가 우선시되는데, 할로웨이와 팟츠는 현재로선 헌신적으로 전술을 이행하고 있다. 유 감독 역시 “수비가 완벽했다”며 흡족함을 표했다.
더불어 외국인 선수 신장 제한으로 인해 리그 전체적인 높이가 낮아진 상황도 전자랜드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강상재와 정효근 등 장신 포워드들의 위력이 배가 됐다.
물론 아직 시즌 초반이라 전자랜드의 성공 여부를 점치기는 이르다. 하지만 두 외인이 중심을 잡아주고, 전자랜드의 강점인 국내 선수들의 활약이 지속적으로 더해진다면 ‘1강’으로 점쳐지는 모비스의 유일한 대항마로 떠오를 수 있단 평가다.
전자랜드는 올 시즌 캐치프레이즈도 ‘챔피언을 향해 꿈을 쏘다’를 내세웠다. 전자랜드가 올 시즌만큼은 구단의 오랜 숙원인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