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 동생이 없었다면 충분히 제압하거나 도망칠 수 있었을 것이다.”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피해자 신모(21)씨의 아버지는 19일 JTBC와 인터뷰에서 절제된 감정으로 아들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신 씨 아버지는 “아들이 (사망) 다음날부터 정규직 취직이 돼서 기분이 엄청 좋은 상태였다”며 “(아들이) ‘엄마·아빠에게 앞으로 더 잘할 테니까 지켜봐 달라’는 말을 했었다. 이런 말들이 마지막 유언이 돼버려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신씨 아버지는 “아들을 보러 갔을 당시 심폐소생술을 계속하고 있어 보여줄 수 없다는 말에 아들을 사망 이후에야 볼 수 있었다”며 “살아있는 애 손도 못 잡아주고 그러고 헤어져야 했다”고 말끝을 흐렸다.
그는 가해자 동생이 공범이 아니라는 경찰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신 씨 아버지는 “아들의 키가 193㎝에 몸무게는 88㎏, 검도 유단자”라면서 “키가 180㎝인 나도 힘으로는 어떻게 안 되는데 (아들을 붙잡던) 가해자 동생이 없었다면 충분히 (가해자를) 제압하거나 그로부터 도망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들의 무책임도 지적했다. 그는 “충분히 살해 위협을 느껴 경찰에게 전화한 것일 텐데 경찰들이 (가해자를) 귀가 조처했거나 지구대로 데려가 안정을 시키는 등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마무리했었어야 했다”며 울분을 토했다.
앞서 신 씨는 14일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의 한 PC방에서 김모(29)씨가 휘두른 흉기에 수십 차례 찔려 사망했다. 김모 씨는 아르바이트를 하던 신 씨에게 ‘테이블 정리가 잘되지 않았다’, ‘불친절하다’며 시비를 걸었고 죽여버리겠다는 협박까지 했다.
당시 경찰이 출동해 상황이 일단락되는 듯했으나 김씨는 현장을 떠났다가 집에서 흉기를 가지고 돌아와 PC방이 있는 건물 에스컬레이터에서 신씨를 습격했다.
한편 경찰은 CCTV 화면에서 김씨의 동생이 신씨를 붙잡고 형의 범행을 도우는 듯한 정황이 발견된 데에 대해 “전체 폐쇄회로TV(CCTV) 화면과 목격자 진술 등을 종합적으로 살폈을 때 동생이 범행을 공모했거나 방조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