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민주당 진영 인사들을 겨냥한 폭발물이 배달돼 논란이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간) 미국 비밀경호국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자택에 배달될 수 있는 잠재적 폭발물을 각각 탐지해 차단했다. 비밀경호국 측은 “해당 소포들은 일상적인 우편물 검사 절차에서 폭발성 장치로 즉시 확인돼 적절하게 처리됐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오전에는 미국 맨해튼 CNN 우편물 보관소에 비슷한 유형의 폭발물이 배달됐다. 수신자는 CNN에 자주 출연해 온 존 브레넌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이다. 그는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CIA 국장을 지냈다. 해당 우편물의 반송 주소는 민주당 소속 와서먼 슐츠 하원 의원의 플로리다 사무실이었다.
이외에도 오바마 행정부에서 일했던 에릭 홀더 전 법무장관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저격수로 꼽히는 맥신 워터스 민주당 하원의원, 민주당 소속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 등을 겨냥한 폭발물이 배달됐다.
정치인뿐 아니라 민간인도 표적이 됐다. 지난 22일에는 민주당의 거물급 기부자인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의 자택에서도 유사한 폭발물이 배달돼 소란이 일었다.
일각에서는 이번 폭발물 논란이 다음 달 6일 치러질 중간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중간선거는 미국 상원의원과 하원의원을 선출하는 선거를 뜻한다. 우리나라의 국회의원 선거와 비슷하다.
현재 민주당이 공화당보다 약간 우세를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가 21일(현지시간)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는 11월6일 열릴 중간선거에서 어느 당이 의회를 장악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유권자의 48%는 민주당을, 41%는 공화당을 택했다.
다만 공화당도 최근 상승 기류를 타고 있다. 중남미 이민행렬 논란 등으로 보수층이 결집하면서 공화당의 ‘막판 뒤집기’가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화당은 이번 폭발물 논란으로 인한 역풍을 우려, 선제적으로 규탄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비겁한 공격을 용납할 수 없다. 어떤 종류의 정치적인 폭력 행위나 위협도 미국 내에서 발붙일 곳이 없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도 “오늘의 테러리즘 기도를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