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형은행이 대북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산 선철 반입 업체에 신용장을 발급해준 국내 역시 안심하긴 힘들다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검찰은 북한 자금세탁에 관여한 혐의로 일본 미쓰비시 UFJ 금융그룹(MUFG)을 수사 중이다. MUFG는 북한·중국 접경지역에서 활동하는 중국인 사업자들과 거래하면서 시스템을 제대로 가동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일본에 압박을 가하자 우리나라도 긴장을 놓을 수 없게 됐다. 정부는 미국으로부터 이미 한 차례 경고를 받았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달 20일 국내 7개 은행을 상대로 전화 회의를 소집, 대북제재를 위반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이 일로 남북경협을 위해 구성된 금융권 TF도 잠정 중단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남북경협이 이뤄지면 은행이 지원하는 것일 뿐 은행이 앞장서서 할 수 있는 건 없다”며 “기존에도 남북경협을 위해 은행이 발벗고 나서는 분위기는 아니었던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8월에는 A은행이 북한산 선철을 러시아산으로 둔갑시켜 수입한 업체에 신용장을 발급해 제재위반 논란이 있었다. 당시 관세청은 ‘수입업체 불법 행위를 은행이 인지한 정황은 없다’고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일본과 마찬가지로 미국이 대북 불법거래 단속을 강화할수록 우리나라도 제재리스크에서 안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금융당국은 미국 발 제재 우려를 불식했다. 애초에 국내 은행들이 위법한 사실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북한 석탄·선철 반입에 가담한 금융기관도 추가로 밝혀지지 않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당시)은행 위법행위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의도적으로 매뉴얼을 따르지 않은 것과 수입된 선철이 북한산인지, 아닌지 확인하기 어려웠던 것과는 구분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북거래 자체가 워낙 제한적이라 은행권도 철저히 모니터링 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