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상비약 편의점 판매 논란, 정리될까

안전상비약 편의점 판매 논란, 정리될까

기사승인 2018-11-30 13:42:38

상비약 편의점 판매, 정식명칭 ‘일반의약품 약국외 판매’ 논란이 제도 시행 직후부터 공전하고 있다. 국민 편의를 위해 더 많은 종류의 약을 팔아야한다는 주장과 의약품 오남용 방지를 위해 제도를 폐지해야한다는 주장이 6년째 맞서고 있다.

심지어 2017년, 현재 편의점 등에서 판매되고 있는 4개 효능군, 13개 품목에 문제가 있다며 품목조정을 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안전상비약 품목조정심의위원회’가 구성돼 지난 8월 8일까지 6차례에 걸쳐 회의가 진행됐지만 1년 9개월째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제도 폐지를 주장하는 약사들의 대표단체인 대한약사회 회장 후보들이 강경한 입장을 피력하고 있어 논란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29일 열린 제39대 대한약사회 회장선거 후보자 정책토론회에 참여한 최광현, 김대업 후보는 ‘반드시 마무리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기호 1번 최광현 후보는 “편의점 약 판매는 이명박정부가 추진한 보건의료 영리화의 조각”이라며 “(회장으로 취임하면) 전국 편의점 전수조사를 거쳐 24시간 운영하지 않는 편의점부터 (판매를 못하도록)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약사법 제44조의2, 안전상비의약품 판매자의 등록관련 규정 중 (2)항에 따라 안전상비의약품 판매자로 등록하려는 자는 24시간 연중무휴 점포를 갖춰야하지만 최근 최저임금 인상 등 경영악화로 기준을 맞추지 못하면서 의약품을 판매하고 있어 이를 차단하겠다는 주장이다.

최 후보는 앞선 입장발표에서도 “편의점 약의 편의성은 언론과 재벌이 만들어낸 허구다. 국민을 위해 반드시 막았어야 하는 사안”이라며 “당장 편의점 약을 철폐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으나 기준에 맞지 않는 편의점을 단속하는 것부터 시작해야한다”면서 약사회 산하기구의 관리·단속예산 지원 및 관련 지자체의 단속결과 반영요구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기호 2번 김대업 후보는 계획에 앞서 2012년 제도시행 당시 약사회 집행부이자 관련 협의에 참여한 책임 있는 임원의 입장에서 “한 톨의 약도 밖으로 내보내지 말아야한다는 회원들의 지상 명제를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다만,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진수희 복지부 전 장관에게 사무관처럼 일한다는 질책과 2번의 담화를 발표하는 등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의약품을 현행 2분류에서 전문약과 일반약, 슈퍼판매약으로 나누는 3분류로 바꿔야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면서 최선을 다했음을 사과의 말과 함께 전했다.

이어 “편의점으로 나가는 약을 막는데 목숨을 걸고 모든 힘을 다해 열심히 막겠다”면서 회장이 된다면 시기가 정해지지 않은 7차 안전상비약 품목조정심의위원회부터 더 이상 약사들이 피해보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한편, 2012년, 일반의약품의 약국 외 판매가 시작됐다. 당시 약사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하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의 강한 의지를 꺾지는 못했다. 현재 24시간 운영하는 편의점을 중심으로 일정교육을 이수한 이들이 4개 효능군, 13개 품목을 판매하고 있다.

문제는 제도와 판매가능 의약품들에 대한 ‘부작용’이다. 대한약사회(이하 약사회)는 판매자에 대한 형식적 의약품 판매교육, 의약품의 오남용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결국 2017년 현재 판매되고 있는 제품의 품목을 조정하기 위한 위원회가 구성됐다.

당초 3차 회의에서 신규 효능군 검토 대상을 지사제, 제산제, 항히스타민제, 화상연고로 축소시키고 전체 품목 수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4차 회의에서는 구체적인 품목이 언급됐고, 5차 회의에서 최종 결론을 도출할 수 있을 만큼 논의가 진척됐다. 그러나 추가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됐던 화상연고 및 항히스타민제 의약품은 약사회의 강한 반대로 결국 제외됐다.

이후 관련 논의는 멈춰있다. 1년 5개월여를 끌며 이어온 6번의 회의에서 ▲겔포스·스멕타와 훼스탈·베아제 간 ‘2대 2 스위치’(정부 제시안) ▲편의점 안전상비약 판매시간 단축 및 심야공공약국 확대를 위한 논의기구 설치(약사회 제시안) 2개 안을 검토하기로 결정했을 뿐이다. 다음 회의 일정도 4개월째 정해지지 않고 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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