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이나 휴일에 당직의사 없이 콜 당직 의사에게 입원·응급환자를 맡긴 병원이나 의약품을 불법 유통한 의약품 도매상 등 십여 곳이 부산시 특별사법경찰에 적발됐다.
부산시(시장 오거돈) 특별사법경찰과는 지난 10월부터 2개월 동안 관내 의료 기관의 야간·휴일 당직의료인 근무 실태와 의약품 도매업소의 의약품 불법 유통에 대해 수사해 의료법 등 위반혐의로 12곳을 적발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수사는 야간·휴일에 근무해야 하는 당직의료인이 의료법에서 정한 규정에 따르지 않고 일명 ‘콜 당직’으로 근무를 대신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입원환자의 건강권 보호를 위해 기획수사로 실시했다.
수사결과 수영구의 A 병원 등 2곳은 당직의사가 해당 병원을 사직해 2개월 동안 부재인 상태에서 야간에는 간호사, 간호조무사에게만 입원환자나 응급환자를 맡겨 둔 것으로 드러났다.
또 해운대구의 B 병원 등 6곳은 야간·휴일의 근무자 명단을 편성했지만 실제 당직의사가 병원에 근무하지 않고 콜 당직에 의해 30분~1시간이 지난 후 도착하는 등 응급환자 발생 시 신속히 대응할 수 없는 상태로 운영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외 부산진구의 C 병원 등 일부 요양병원은 당직의사의 처방이나 보호자의 동의 없이 간호사 등이 치료실 내 중증 환자의 거동을 임의로 제한해 환자의 건강권이 보호받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금정구의 D 의약품 도매업소 등 4곳은 약사법에서 정한 전문대학급 이상의 간호학과 등이 아니면 실험·실습용 의약품을 판매할 수 없음에도 부산․경남 소재 보건·간호계열 고등학교에 의약품을 불법 공급하다 적발됐다.
또 이를 공급받은 학교는 실습용이라는 이유로 해당 전문의약품을 임의로 사용·보관하는 등 수불관리도 허술하게해 의약품 유통·관리에서도 문제점이 드러났다.
시 관계자는 “당직의료인 근무실태 수사는 시 특사경 직무범위에 처음으로 포함돼 실시한 점에서 의의가 있다”면서 “시민의 건강권 보호를 위해 수시로 당직의료인 근무실태 등 의료기관의 불법 행위에 대해 수사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부산=강민한 기자 kmh010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