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심석희(22)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를 성폭행한 혐의로 조재범 전 국가대표팀 코치를 옥중 조사할 예정이다. 심 선수와 조 전 코치 간 의견이 상반돼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경기남부경찰청 특별수사팀은 “최근 조 전 코치의 변호인과 조사 일정을 조율했다”며 “18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조 전 코치를 조사를 하기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조사는 수원구치소에서 접견 형태로 진행될 전망이다.
앞서 조 전 코치는 심 선수 등 쇼트트랙 선수 4명을 상습 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 이후 수원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조 전 코치와 심 선수가 주고받은 메시지에서 성폭력 혐의 증거를 찾는 것이 이번 경찰 조사의 핵심이다. 경찰은 조 전 코치의 휴대전화를 압수, ‘디지털포렌식’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휴대전화 복구 작업은 거의 완료된 상태다. 하지만 자료가 워낙 방대해 분석하는 데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포렌식 수사는 과학적 증거 수집 및 분석기법의 일종이다. 각종 디지털 데이터 및 통화기록, 이메일 접속기록 등의 정보를 수집·분석해 범행과 관련된 증거를 확보한다.
경찰은 성폭력이 일어난 현장을 조사하고 추가 피해자 여부에 대한 수사도 계속 진행 중이다.
법조전문가는 치열한 공방을 예측했다. 장승혁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최근 법무부가 ‘성폭력 수사 매뉴얼’을 개정하고 무고에 대한 수사 중단을 포함한 수사지침을 마련했지만 이는 권고에 지나지 않는다”며 “조 전 코치가 무고나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는 것을 막을 순 없다. 맞고소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범죄는 특성상 고발인과 피고발인 사이에서만 범죄가 일어난다”며 “사건을 접수받은 경찰은 이들의 진술을 토대로 조사한 후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앞서 심 선수는 지난 2014년부터 조 전 코치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그는 고소장을 낸 상태다. 심 선수는 성폭행 등의 행위가 이루어진 곳은 한국체육대학교 빙상장 지도자 라커룸과 태릉·진천선수촌 빙상장 라커룸 등이라며 피해 현장을 명확하게 지목하기도 했다. 또 그는 성폭행 과정에서 조 전 코치가 운동 계속할 생각이 없느냐며 협박을 했다고 말했다.
조 전 코치 측은 성폭행 혐의를 부인하며 성추행으로 의심할 만한 일도 하지 않았다며 반발했다.
신민경 기자 smk503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