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노미술관은 2019년 첫 전시로 그의 걸작을 엄선한 소장품 전을 준비했다. 이응노미술관은 오는 3월24일까지 이응노미술관 소장품 중 걸작 150여점을 엄선해 조명하는 ‘2019 이응노미술관 소장품 특별전’을 연다.
이번 전시는 이응노의 생애를 관통하는 대표작을 통해 그의 예술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개되지 않았던 작품들을 새롭게 보여주려 시도했다.
이응노는 한국 전통미술 바탕 위에 서구 추상양식의 새로운 길을 개척한 모더니스트라 할 수 있다. 그는 먹과 종이, 전각, 동양적 추상패턴이라 할 수 있는 한자라는 전통적 재료와 소재를 가지고 추상화를 창작했다는 점에서 1950년대에 파리로 건너가 추상을 시도한 한국의 여타 화가들과도 차별된다.
이응노가 수묵과 서체를 바탕으로 완성한 1950년대의 반-추상 양식은 파리 체류시기에 문자추상 양식으로 본격적으로 발전해 갔으며 서양의 추상과 다른 동양적 감수성의 추상으로 전개됐다.
이응노라는 낯선 이름을 1960년대 파리 화단에 성공적으로 알린 문자추상은 한자에서 발견한 패턴의 가능성을 탐구한 초기 문자추상과 문자 구조에 주목하고 이를 건축적으로 해체 조합한 후기 문자추상으로 구분된다.
미술관 측은 “이번 소장품 전은 군상 작품을 통해 군상 연작의 양식적 근원이 서체에 있음을 보여주려 했다. 그림 속 사람 형태는 글씨를 쓰는 붓놀림에서 파생된 이미지로 단순히 군상이 정치·사회적 의미 넘어 서체추상 양식의 완성, 절정에 오른 서체적 붓놀림의 산물임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196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까지 꾸준히 제작된 프린트는 마치 낙관, 전각의 기술을 연상시킨다. 이응노의 문자는 추상을 따르고 있지만 한국의 인장 전통에도 뿌리를 두고 있다. 전서체와 같은 서체를 문양처럼 활용한 추상, 세밀한 필선을 장식적으로 구사한 문양 등은 작가의 문자추상이 전각의 전통과 연관성이 있다는 점을 추측케 한다.
그는 전각의 서체를 1960년대 종이 콜라주나 중봉을 사용한 회화 작품 속에서 반복적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이런 점에서 그의 회화와 프린트는 양식적 연속성을 갖는다.
한편 이응노미술관은 전시연계행사로 매주 수요일 저녁 8시에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는 ‘이응노 톡(Talk)’을 진행한다. 또 문화가 있는 날 연계 프로그램 ‘별별이야기’를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연다. 대상은 중·고생과 대학생 등이 중심이며 일반인도 참여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