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자영업자·소상공인 자주 만나 현장 듣고 하나하나 해결해가겠다”

문 대통령 “자영업자·소상공인 자주 만나 현장 듣고 하나하나 해결해가겠다”

기사승인 2019-02-14 18:23:31

14일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청와대를 찾았다. 문재인 대통령과 전국 각지의 사장님들이 한데 모여 사전 시나리오 없이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었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만을 청와대에 초청한 것은 역대 최초이자, 올해 들어 4번째 갖는 경제계와의 대화 행사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 정부가 역대 처음으로 청와대에 자영업비서관 신설한 점을 언급하며 ‘자영업 정책’을 경제정책의 중요한 한 분야로, 독자적인 영역으로 삼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더불어 대통령은 “여러분의 오늘이 힘들어도 내일에는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정부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골목상권 르네상스, 자영업·소상공인과 동행’이라는 슬로건 하에 진행된 오늘 행사.

행사는 자영업 창업과 폐업을 경험해본 방송인 서경석 씨의 진행 하에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진행됐다. 행사 참석자들은 임대료·인건비 등 비용문제, 자영업자 재기와 상생, 자영업 혁신, 규제개혁 등을 주제로 질의응답을 나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과 더불어 ‘자영업자들에게 카드수수료 협상권 부여’, ‘소비자 위주의 제로페이 홍보’ 등의 정책적 제안을 했다.

다음은 이날 대화 내용을 자세히 정리한 것이다.
  
<비용 부담 관련>

카드수수료, 임대료, 제로페이에 대한 김성민 마트협회 회장, 이재광 가맹점주협의회장, 이병기 전통시장 상인의 의견에 대해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가맹점 협상권 부여 문제는 단체 소속 가맹점과 그렇지 않은 가맹점 사이의 공정성 문제가 있다. 영세 가맹점의 협상은 정부가 돕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어려운 자영업자 관련 대출상품 내놓고 있지만 부족한 상황이다. 기업은행이 1.4%의 낮은 대출상품 운영 중이다. 신용보증기금과 기업은행 등이 하반기 중에 자영업자 특화 상품 내놓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제로페이가 소비자 홍보 부족한 이유는 가맹점이 많지 않기 때문인데, 가맹점 수 일정 수준 되면 3월부터 적극 홍보하겠다”고 밝혔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최저임금 인상 부담완화 위해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 중인데, 4대 보험 가입 조건 어려울 수 있다. 사회보험료 부담 완화하는 정책이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아까 카드수수료에 대해서 협상 할 수 있는 협상권을 주면 좋겠다는 제안이 있었다. 그럴 경우에 협상하는 단체에 속한 경우와 안 그런 경우 간의 차별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게 어려운 점이다. 조금 더 넓힌다면 우리가 노동조합단체 협약의 경우에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들도 단체협약의 효력을 미치게 하는 구속력 제도 같은 것이 있다. 그렇게 확장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서 판단해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상권보호와 상생>

이정식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 회장은 ‘유통산업발전법 시행규칙 상 골목상권 대표 협의체 참여’를 요청했고, 마화용 소상공인특별위원회 사무총장은 ‘라벨갈이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정재안 소상공인자영업 연합회 대표는 ‘자영업자에 대한 생활보장 제도’와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의 지역가입자 기준 의료보험 부과 문제’, ‘세금 카드로 납부 시 수수료 발생’하는 문제점 등을 지적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매출, 고용 등 구체적 수치로 적용하는 시행규칙을 2월말이나 3월초에 개정할 계획이다. 골목상권 대표성이 반영될 수 있도록 지자체와 세부적 내용 검토 하겠다”고 밝혔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라벨갈이 문제의 심각성”에 공감하면서 “합동 단속으로 나아진 것으로 아는데 심각성 인식하고 있으므로 직접 챙겨나가겠다”고 밝혔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사업장 가입자로 고용하면 보험료가 낮고, 고용원이 없으면 지역가입자로 전환돼 소득․재산 기준으로 부과되는데 어려운 난제 중 하나다. 퇴직하고 나면 보험료 높아지는 문제점 있다. 언제든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소상공인, 자영업자 세제 감면 혜택을 지원 중”이라고 밝혔고,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세금 납부 관련 우대수수료를 적용 중이다. 기존 우대수수료 제도를 잘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금융위원장님, 방금 세금 납부에 대한 카드 수수료 이야기가 나왔는데 세금뿐만 아니라 검찰청의 벌금 납부도 과거에는 카드 납부가 안 되다가 요즘 국민 편의를 위해서 카드 납부가 되고 있다. 검찰청 벌금뿐만 아니라 각종 벌과금, 과태료 또는 여러 가지 공과금들도 카드 납부가 아마 허용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만약에 안 되고 있는 부분이 있으면 국민 편의를 위해서 가능하도록 바꿀 필요가 있다. 그 경우 카드 수수료를 2% 부담해야 된다는 것은 역시 국민의 부담을 높이는 것이다. 그러니 뭔가 특별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부분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다. 한번 방안도 찾아보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방기홍 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회장은 “내년 최저임금 동결”을 요청했고,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최저임금 결정체계를 개편하면서 소상공인 입장이 최저임금위원회에 반영될 수 있도록 직접 참여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성장과 혁신, 규제개혁>

곽의택 한국소공인진흥협회 회장은 “10인 미만 소공인에 대해 관심가져 달라”고 요청했고, 홍종학 중기부 장관은 “소공인 지원하는 복합지원센터를 만들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최승재 소상공인 연합회장은 “오늘 역사적인 자리를 만들고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이야기를 경청해주신 대통령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대통령께서 국민,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포함해 모두가 잘사는 새로운 길을 가시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소상공인들은 척박한 환경과 구조적 문제 때문에 함께 뛰어갈 힘이 없었고, 힘들고 섭섭한 마음을 가졌던 것도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최 회장은 “공정경제는 어느 정권도 하지 못했던 부분”이라며 “소상공인들은 지원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공정한 룰 안에서 열심히 하면 잘 살 수 있다는 희망의 증거를 만드는 것이 가장 큰 소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상공인연합회는 영세상인들이 혁신기업으로 발전하는 데 있어서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소상공인들의 목소리를 경청해주시고, 배려해주시는 부분에 대해서 감사드리고 저희도 열심히 최선을 다하고 대통령님과 함께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간담회 이후에는 오찬이 이어졌다. 자영업, 소상공인도 우리 경제 주체로서 한데 어우러지는 ‘화합과 조화’, 이를 통한 ‘소생과 활력’의 소망을 담은 오곡밥이 메뉴로 올랐다.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가 노력을 많이 하고 있지만 여전히 현장에는 어려움이 많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는 기회였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이 아직도 많다고 느끼고 가야 할 길이 멀다고 느낀다. 소상공인·자영업자들에게 늘 미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장 속 세세한 어려움을 듣기 위해 자주 만나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전했다.

청와대 자영업비서관실과 정부는 이번 행사에서 제안된 의견을 정책으로 ‘자영업 종합대책’에 반영해 나갈 예정이다. 이를 위해 19일 후속점검회의를 개최하는 등 자영업․소상공인들과 지속적인 대화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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