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베트남 하노이에 입성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숙소로 멜리아호텔이 최종 확인됐다.
연합뉴스는 2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차 북미정상회담 기간 미국 백악관 프레스센터와 동거하는 파격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끈다고 보도했다.
하노이의 멜리아 호텔 측은 25일 안내문을 통해 “우리 호텔에 머무는 국가 정상(Head of State)의 방문에 따른 베트남 정부의 외교 의전에 따라 호텔 로비에 보안검색대가 설치될 예정임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보안검색대는 25일부터 3월 3일까지 가동될 예정”이라며 투숙객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연합뉴스는 최고지도자의 신변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북한 체제의 특성상 일반 서방 언론도 아닌, 미국 백악관 출입기자들이 이용하는 프레스센터가 설치된 호텔을 숙소로 이용한다는 것은 그동안의 상식으로는 가히 상상조차 힘든 파격적 결정이라고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역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통틀어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외국의 프레스센터가 있는 장소를 숙소로 이용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두 사람 모두 외국 언론에 그리 호의적이지 않았던데다 우호적 언론과 인터뷰에 국한돼 있었고, 대외활동 역시 동유럽 등 사회주의 국가에 한정됐다.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은 이번에 지난 70년간 대립해온 ‘제1적국’인 미국의 기자들이 집결된 프레스센터를 자신의 안방에 머물게 한 셈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는 김 위원장의 이런 파격적 선택에는 어릴 적 외국에서 교육받은 신세대 젊은 지도자다운 ‘열린 마인드’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굳이 언론을 피해 폐쇄적이고 낡은 이미지를 보일 이유가 없으며, 오히려 당당하게 상대하는 게 낫다는 김 위원장 특유의 스타일과 솔직함, 자신감이라는 것이다.
또 김 위원장이 미국의 주요 언론 등이 여전히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불신하는 현실에서 이들을 자신에게 우호적으로 만들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이 미국 백악관 기자들을 상대로 미국과 국제사회에 팽배한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불신을 걷어내는 동시에 미국의 상응한 조치가 왜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명분과 당위성을 설명할 기회도 가질 수도 있다는 성급한 관측까지 나온다.
아울러 김 위원장의 이런 결단은 비핵화로 북미관계 개선 및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려는 김 위원장의 진정성 과시라는 평가도 나온다.
연합뉴스는 김 위원장의 올해 신년사 이후 북한 매체들이 북미 협상과 관련해 '과거 탈피'를 부쩍 강조하고 있는 연장선에서 이해할 수도 있다도 전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