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형제 클럽’으로 알려진 클럽 ‘무인’.
쿠키뉴스 기획취재팀은 22일 서울 강남 논현동 건물 지하 1층에 있는 무인이 일반음식점으로 등록한 채 운영했으며 이는 식품위생법 위반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무인의 법인인 ‘음주가무인’은 DJ 레이블 ‘디씨톰 엔터테인먼트’(디씨톰 엔터)와 등기상 같은 주소를 쓰고 있으며, 무인의 대표이사와 감사가 디씨톰 엔터 직원이라는 점을 비춰봤을 때 두 법인이 의혹과 무관하지 않다고 짚었습니다.
취재진이 듣고 싶었던 무인과 디씨톰 엔터의 정리된 입장. 이들의 이야기는 보도가 나간 뒤 약 12시간이 흐른 뒤에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박승도 디씨톰 엔터 대표가 본지 보도를 정면으로 반박한 부분은 단 하나입니다. “무인은 일반음식점 외에도 공연장으로 등록된 걸로 알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음주가무인은 무인을 공연장으로 등록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공연장은 관할 지자체에 등록해야만 운영할 수 있습니다. 공연법 제9조 ‘공연장의 등록’은 공연장을 설치하여 운영하려는 자는 문화체육관광부령으로 정하는 시설 기준을 갖추어 공연장 소재지를 관할하는 특별자치도지사, 시장, 군수, 구청장에게 등록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관할 지자체인 강남구청의 대답은 명료합니다. “무인은 공연장으로 등록되지 않았다”가 그것입니다. 취재진은 단독 보도에 앞서 구청 문화체육과에 무인의 공연장 등록 여부를 여러 차례 문의했습니다. 문화체육과 측은 “해당 건물 지하 1층(무인의 위치)은 공연장으로 등록된 이력이 전혀 없다”면서 “일반음식점으로만 등록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구청의 다른 부서 역시 이를 뒷받침하는 대답을 내놨습니다. 위생과 측은 “(무인 소재 건물 지하 1층은) 12.04㎡ 면적의 일반음식점으로만 신고돼 있다”면서 “무인은 일반음식점으로 신고했으나 유흥시설이 있고 손님들이 춤을 추는 행위를 허용했기 때문에 단속 대상”이라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구청 측은 2주 전 무인을 방문, 점검하려 했으나 문이 닫혀 있어 하지 못했다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박 대표가 말한 공연장은 건축물대장상의 용도를 말한 것으로 보입니다. 무인이 위치한 강남구 논현동 소재 건물 건축물대장에는 지난 2017년 4월21일, 지하 1층의 용도가 전면적(225.99㎡)이 일반음식점에서 제2종근린생활시설(공연장) 213.95㎡, 제2종근린생활시설(일반음식점) 12.04㎡으로 변경된 기록이 있습니다. 그러나 건축물대장에 표시된 용도와 지자체 등록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식품위생법에 따르면, 주류를 판매하고 손님들이 춤을 출 수 있으며 유흥시설(무대, 우주볼 등)이 있는 사업장은 유흥업소입니다. 반면 일반음식점은 음식류를 조리, 판매하는 영업으로 유흥시설과 춤을 추는 행위가 허용되지 않습니다.
유흥업소를 일반음식점으로 등록해 개별소비세를 탈루하는 방법은 세무 당국에 자주 적발되는 탈세 유형입니다. 실제 국세청은 사업자 명의 위장, 신용카드 위장가맹 등 고의적·지능적 탈세 혐의가 큰 전국 주요 유흥업소 21곳에 대해 동시 세무조사 중입니다. 강남구청 역시 현재 무인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또 박 대표는 “음주가무인과 디씨톰은 엄격하게 분리된 별도의 주식회사”고 강조했습니다. 취재진이 가진 의문은 왜 디씨톰 엔터만 의혹을 해명하려 하느냐는 것입니다. 탈세 의혹을 해명해야 할 곳은 음주가무인이기 때문입니다. 또 무인 운영진만 알 법한 내부 구조, 무대 규모, 버닝썬과의 협력 등 정보를 디씨톰 엔터가 세세히 알고 있는 점도 이해가 쉽지 않습니다. ‘별도의 법인격을 가진 별개의 회사’ 치고는 친밀해 보이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취재진은 서류 한 장이면 뒤집힐 허술한 팩트를 가지고 탈세 의혹을 제기하지 않습니다. 앞서 본지가 보도했던 <‘탈세 의혹’ 승리 클럽, 홍대에도 있었다..실소유주는 YG 양현석> <‘승리 클럽’만 문제? 탈세 의혹 YG 양현석 클럽 ‘수두룩’> 등 이번 클럽 사태와 연관된 모든 기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번 의혹 제기가 가수 숀이나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한 DJ들을 겨냥하는 것이란 의견은 동의할 수 없습니다. 쿠키뉴스의 보도가 가리키는 본질은 무인과 디씨톰 엔터가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쿠키뉴스 기획취재팀 민수미, 정진용, 이소연, 신민경, 지영의 기자 spotlight@kukinews.com
사진=박효상 기자 tina@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