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중외공원에서 사라졌던 전국 최초의 ‘안중근 의사 숭모비’가 25년 만에 전남 나주에서 발견됐다.
광주시는 27일 “최근 나주에 사는 이모(47)씨가 3년여 전 금천면의 한 석재상에서 처음 본 전국 제1호 안중근 숭모비를 사들여 보관 중이라고 알려왔다”고 밝혔다.
발견자는 ‘大韓義士 安公重根 崇慕碑’(대한의사 안공중근 숭모비)라고 또렷이 새겨진 역사적 비석이 제 자리를 찾도록 광주시에 이를 기증하겠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에 따르면 이씨는 당시 고향인 나주 다시면에 주택을 신축하기에 앞서 조경석을 구하기 위해 석재상에 들렀다가 우연히 돌무더기 속에서 초라하게 누워있는 숭모비를 발견했다.
숭모비는 지난 1961년 광주공원에 세워졌다가 일대의 친일인사 공적비 등을 재정비하던 지난 1987년 광주의 관문인 중외공원 자리로 옮겨졌다. 이후 어느 날부터 모습을 감췄다.
광주시는 지난 1995년 숭모비 기단을 활용해 안중근 의사 동상을 건립하는 과정에서 비석이 사라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광주시는 국가보훈처 등에 문의해 해당 숭모비가 해방 후 전국에서 처음으로 세워진 안중근 의사 추모 비석임을 확인했다.
이씨는 “지난달 25일 언론보도를 통해 안 의사 숭모비가 사라진 사실을 처음 접했다”며 “조경석으로 활용하는 것보다는 역사적 비석으로 활용되도록 기증을 결심한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의사 숭모비가 어떤 과정을 거쳐 나주 금천면 석재상까지 가게 됐는지 경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광주시는 이씨가 기증의사를 밝힌 숭모비를 광주시립민속박물관에 보관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방치된 숭모비가 더 이상 훼손되지 않도록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보존·관리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신민경 기자 smk503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