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산불이 발생한 강원도 속초와 고성, 강릉 등에 위치한 숙박업체들이 직간접적 피해를 본 가운데, 예약자들을 상대로 전액 환불 조치를 해주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발화점과 산불에 가까운 리조트와 콘도들의 일부 시설에 화재가 발생해 투숙객들을 긴급 대피시켰다.
미시령 인근 한화리조트는 영업을 잠정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1500여객실 중 300여실에 투숙객이 머물고 있었는데, 화재 발생 직후 투숙객들이 긴급 대피했다. 한화설악 쏘라노 골프장 일부와 드라마세트장 ‘씨네라마’에는 불이 옮겨붙기도 했다.
대명리조트가 운영하는 델피노 골프 앤 리조트는 골프장을 제외하고 객실 부분 서비스 시설은 정상 운영 중이나, 취소 시 전액 환불한다. 화재 발생지와 인접해 있지만 강풍이 부는 방향과 반대쪽에 있어 골프장 일부에 불이 붙은 것 외에 큰 피해는 없었다.
대명리조트 관계자는 “고객 취소 문의가 많다”며 “리조트 규정 상 당일 취소를 하거나, 노쇼하는 고객 대상으로 벌점을 줘 향후 예약 시 제약을 주는 데 이번 경우는 예외다”고 설명했다.
켄싱턴 리조트 설악 비치 호텔과 롯데 리조트 속초는 이번 주말 예약자에 한해 당일 취소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결정했다.
일부 숙박 예약 서비스 사이트들은 호텔 방침과 별도로 취소 시 전액 환불 조치한다. ‘여기어때’는 산불 피해 지역 및 인근 숙소 예약자 중 희망자 전원에게 대안 숙소를 마련하거나, 숙소 취소 규정과 관계없이 예약 취소 및 비용을 100% 환불한다고 설명했다.
속초 소재의 일부 펜션에서 숙박 취소가 어려운 경우도 있었다. 한 펜션 홈페이지에서 속초를 여행하면서 묵을 숙소를 2주 전에 예약한 손모(27)씨는 “4일 속초 화재 기사를 접한 후 여행 가기가 두려워 이날 예약했던 펜션에 유선상으로 취소를 요구했다”면서 “그러나 해당 펜션 사장님이 ‘우리 펜션은 불이 날 걱정이 없다’며 거부해 언쟁을 벌였다”고 토로했다.
이어 “10여분 간 불안감을 호소한 뒤에야 환불을 받을 수 있었다”며 “예약 취소가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신민경 기자 smk503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