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썹맨이 와썹! 오늘은 어디~~”
가수 박준형이 출연 중인 유튜브 채널 ‘와썹맨’은 요즘 유통가에서 가장 ‘핫한’ 채널로 꼽힌다. 구독자 수 180만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고, 주 구독자 연령층은 10~30대다. 공개되는 영상은 적게는 50만부터 많게는 200만의 조회 수를 올린다. 가히 TV의 영향력을 넘어섰다는 평가다. 현재 간접 광고 문의가 적잖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유느님(탤런트 유재석) 보다 유튜버’ 시대다. 유통가 마케팅도 ‘인플루언서’(영향력 있는 개인)를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제품 론칭에 인플루언서들을 초청하는가 하면 광고 모델 발탁 등 직접 육성에도 뛰어들고 있다. 기존의 TV 문화가 모바일 중심의 유튜브, SNS 문화로 재편되면서다. “TV는 안 보고 살아도, 이들 없이는 못산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지난 9일 무역센터점 10층 VIP 라운지에서 '뷰티 서포터즈 발대식'을 진행했다. 이번에 선정된 '뷰티 서포터즈'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5일까지 온라인을 통해 모집했다. 총 530명중 최종 30명을 선발했다. 이들은 평소 화장품, 뷰티 디바이스 등에 관심이 높은 인플루언서들로, 총 팔로워 수만 무려 60만명에 이른다.
면세업계는 일찍부터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활발히 벌여 왔다. 특히 면세업계는 중국의 설인 춘절을 앞두고 대대적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벌인 바 있다. 중국에서 ‘왕홍’으로 불리는 이들이 수천만명에 이르는 구독자를 바탕으로 현지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파피장’이라는 왕홍은 무려 3000만명에 달하는 웨이보 구독자를 가지고 있다.
백화점 업계도 인플루언서들의 영향을 받고 있다. 이들의 인기 브랜드를 한자리에 모은 마켓이 등장하기도 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14일까지 판교점에서 SNS에서 인기 있는 제이블랑, 에콘, 뮤제 등 SNS에서 인기 있는 30여개 인플루언서 브랜드를 모아 '크리에이터 마켓'을 열었다. 인플루언서들이 오프라인 공간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밀레니얼 세대(1981년~1996년 출생)가 선호하는 인플루언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며 ”내달 19일부터 21일까지 무역센터점에서는 유명 인플루언서 10여 명이 상품을 직접 판매하고, 라이브 방송도 진행할 예정인 ‘슈스스 마켓’을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명 연예인의 전유물이던 유통가 광고모델에도 ‘인플루언서’들이 뜨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최근 KBS ‘전국노래자랑’에 출연해 화제를 모은 할담비’ 지병수 할아버지를 모델로 발탁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가 출연한 롯데홈쇼핑 ‘엘클럽(L.CLUB)’ 홍보 영상은 지난 4일 공개된 후 하루 만에 조회수 3만을 돌파한 상태다.
업계는 인플루언서의 직접 육성까지 나서고 있다. CJ ENM 오쇼핑부문은 쇼핑 크리에이터를 선발하는 모바일 생방송 이벤트 '쇼크오디션2'을 현재 진행 중이다. 유튜버, 직장인, 취준생, 요리사까지 다양한 분야의 지원자들이 몰린 상태다. CJ오쇼핑은 생방송 오디션을 상·하반기로 정례화하고 커머스형 크리에이터를 적극 육성 계획을 밝힌 상태다.
한 뷰티 업계 관계자는 “범접할 수 없는 기존의 ‘TV스타’ 보다 친숙하고,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인플루언서 들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라며 “광고 영역 뿐 아니라 이들의 ‘입소문’은 마케팅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이 같은 영향력을 바탕으로 물건을 직접 팔기 시작하는 인플루언서도 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