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콘솔, PC 외에 모바일 등으로 게임 플랫폼이 확대되면서 수많은 타이틀이 출시되고 있다. 유저들은 쏟아지는 게임들을 일일이 즐겨볼 수 없어 온라인 등에서 타인의 게임 플레이 리뷰 등에 의존해 즐길 타이틀을 고르기도 한다.
쿠키뉴스 게임&스포츠팀의 게임‧e스포츠 담당 기자들은 신작 또는 크게 흥행하지 못했더라도 고유의 매력을 갖춘 게임들을 찾아보고 이를 함께 체험, 그 첫인상과 가능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보다 다양한 시각을 제시하고자 각자 다른 연령과 게임 취향의 아래 기자들이 참여했다.
-김정우 기자
39세. ‘카운터스트라이크’ 15년, ‘오버워치’ 1000시간 이상 이용. 오버워치 골드~다이아 등급. FPS, MMORPG, 레이싱 시뮬레이션 게임 선호. ‘크레이지아케이드’ 경험 없음.
-문대찬 기자
29세. ‘리그 오브 레전드(LoL)’ 4년, ‘배틀그라운드’ 약 1년 플레이. 배틀그라운드 스쿼드 3500점대. ‘페이데이2’ 1000시간 이상 플레이. 과거 ‘마구마구’ 등 캐주얼 게임 주로 이용. PC판 크레이지아케이드 헤비 유저.
-김찬홍 기자
25세. LoL, 오버워치, FIFA 주로 플레이. 가벼운 게임과 e스포츠 등 관전을 즐김. 모바일 게임보다 PC 온라인 게임을 선호. 크레이지아케이드 등 캐주얼 PC 게임 다수 경험.
▶ 모바일로 돌아온 추억의 ‘크아’
지난 3월 글로벌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모바일게임 ‘크레이지아케이드(크아) BnB M’이 서비스 29일 만에 누적 다운로드 1000만을 돌파하며 ‘국민 캐주얼게임’에서 ‘글로벌 캐주얼게임’으로 발돋움 했다. 2000년대 PC방을 주름잡았던 PC 게임 원작 ‘크레이지아케이드’의 모바일 판이다.
원작의 인지도와 각국 현지화 마케팅으로 시장 공략에 나선 크레이지아케이드 BnB M은 게임 내 커뮤니티 기능을 통해 유저 간 교류하는 재미를 제공한다. 70여 국가에서 서비스 중이며 해외 유저의 비중이 65%에 달한다. 한국과 베트남, 대만, 태국, 홍콩, 인도네시아, 호주 순으로 이용자가 많은 편이다.
크레이지아케이드 BnB M은 글로벌 원빌드로 서비스되지만 국가마다 다른 마케팅 활동으로 현지 유저들과 소통하는 중이다.
대만에서는 넥슨 현지 법인에서 유저 커뮤니티를 직접 운영하고 ‘Huzi’, ‘6tan Channel’ 등 대만 게임 인플루언서와의 협업 콘텐츠로 유저 잡기에 나섰다. 지난 3월 베트남에서는 유튜브 팔로워 2000만 명의 현지 게임 크리에이터 ‘Hoang Viruss’와 손잡고 오프라인 이벤트를 실시했다.
최근에는 신규 아케이드 게임 모드 ‘만두 옮기기’와 ‘라인프렌즈’ 협업을 통한 새 캐릭터 ‘코니’와 ‘보스’, 신규 맵 등을 더하며 매력을 키우고 있다.
▶ 낮아진 진입장벽 “모바일에 최적”
김정우: 원작을 경험하지 못했지만 과거 PC방에서 크레이지아케이드가 친숙했던 기억은 있다. 모바일 크레이지아케이드 BnB M 출시 소식에 주변에서 남녀를 가리지 않고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지는 모습을 봤다. 넥슨이 주장하는 '국민 아케이드 게임' 타이틀이 무색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모바일 버전이 기대됐다.
문대찬: 크레이지아케이드 PC 버전을 오랫동안 해왔던 유저로서 만족과 함께 실망도. 조작감이 불편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편하고 깔끔해서 좋았다.
김찬홍: 기존의 향수를 느끼게 해주면서 새로움을 느낄 수 있는 게임이었다. PC에서보다 좀 더 역동적인 게임이 됐다. 대각선 움직임을 비롯해 스킬이 추가되면서 좀 더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문대찬: IP(지식재산권)의 장점을 유지하면서 모바일 환경에서의 개성, 독특함을 살리려 고민한 노력의 흔적이 보였다. 대각선 움직임, 별을 5개 모아야 게임에서 승리하는 구도 등 초보자들이 부담 없이 즐기기에 좋은 것 같다. 특히 아이템을 얻었을 때 물줄기의 크기, 물풍선의 개수 등을 시각화해 화면 하단에 표현해준 부분도 좋다.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도입한 것 같은데 PC 버전에도 도입되면 좋겠다.
김찬홍: 게임의 기본 구조도 많이 바뀌었다. PC의 경우에는 한 번 죽으면 끝났지만 2대 2로 5번 죽으면 끝나는 게임이 되면서 보다 집중도를 끌어올렸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16인이 함께 펼치는 ‘서바이벌 모드’나 모드가 상당히 많아지며 모바일에 최적화 시킨 게 상당히 괜찮다. 캐릭터도 라인프렌즈들이 추가되면서 더 보는 맛이 생겼다. 좀 더 말랑말랑한 느낌에 한 몫 한다.
김정우: 원작과 비교하기 어려운 입장에서는 모바일 게임으로써의 재미를 평가할 수 밖에 없다. 캐주얼 아케이드 게임이라는 점에서 즐기기 좋은 것은 분명하고 멀티플레이 대전이라는 구조가 최근 재미있게 즐긴 '브롤스타즈' 같은 경쟁심도 자극했다. 국산 캐주얼 대전 게임의 대표주자 중 하나로 봐도 무방할 것 같다. 물론 과거 '봄버맨'의 구조를 따온 게임이지만 진화를 통해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된다.
▶ PC와 달라도 추억은 지켰다
문대찬: 아쉬운 것은 기존 게임에서 느낄 수 있었던 속도감이 부족하다. 별을 5개 모아 게임을 끝내는 방식이 긴장감, 긴박감을 축소시킨다는 점에서 단점으로 작용한다. 여느 모바일 게임에서 볼 수 있는 ‘피버’, 필살기의 존재도 개인적으로는 아쉽다. 전체적으로 큰 게임성을 바꾸거나 건드리지는 않았지만 이질적이다.
김찬홍: 느린 버퍼링과 잦은 버벅거림 약간의 렉이나 장애물에 끼이는 버그가 여전히 있다는 게 다소 아쉽다. 게임 출시가 꽤 됐는데 최신 스마트폰 기종에서도 이런 문제가 있다는 점은 거슬린다.
문대찬: 모바일 환경으로 BNB를 처음 접한 이들에겐 간단히, 유쾌하게 즐길 게임이지만 PC 게임의 향수를 떠올리며 BNB M을 다운 받은 사람들은 짙은 실망감을 느낄 수도 있다.
김찬홍: 하지만 과금 유도를 최소화 했다는 것은 정말 칭찬해주고 싶다. 코스툼과 무빙 효과, 물풍선 효과 등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들 보단 이펙트에 집중했다. 과금이 게임성에 직결되지 않는 다는 것에 상당히 만족한다. 그리고 출시 당시 문제된 서버의 불안함도 많이 개선돼 마음에 든다.
김정우: 추억의 게임을 모바일로 되살린 사례가 상당히 많은데 인기 캐주얼 게임의 컨버전 사례로는 근래 '포트리스 M'이 있었다. 게임성에 영향을 주는 과금 체계 등으로 상당히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는데 크레이지아케이드 BnB M과는 분명히 다른 부분이 있어 보인다.
김찬홍: 크레이지아케이드 BnB M의 경우 기존의 게임성을 지킨 모습이지만 포트리스 M은 기존의 게임을 완전히 다르게 바꿔버렸다. 새로운 '리얼 대난투' 모드는 경우 기존 포트리스 유저에게는 진입장벽이 상당했다. 반면 크레이지아케이드 BnB M은 기존 유저도 손쉽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크다.
김정우: 포트리스 M의 경우 예전 게임성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모드를 선보인 것으로 생각하는데 그마저도 수집형 RPG(역할수행게임) 수준의 능력치 차이로 승패가 갈리는 구성이라 고유의 '손맛'을 느낄 수 없었다. 과금 체계도 이를 중심으로 짜여졌고 본래 게임성을 모바일에 맞게 각색하는 데 집중한 크레이지아케이드 BnB M과 다르다.
김찬홍: 크레이지아케이드 BnB의 과금은 캐릭터 코스튬과 무빙이나 물풍선의 효과 등에 집중돼 있어 게임성을 훼손하는 우는 범하지 않았다. 종합적으로 근래 캐주얼 게임이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는 분위기에서 반가운 게임으로 평가하고 싶다.
김정우 기자 tajo@kukinews.com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