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
어깨가 아파 고생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어깨 관절 통증에, 팔까지 제대로 쓸 수 없는 질환, 가장 대표적인 게 귀에 익숙한 오십견입니다.
오십견은 50세의 어깨란 말로 50대에 흔히 나타난다고 해서 붙은 별칭입니다.
정확한 진단명은 유착성관절낭염인데요.
말을 뜯어보면 염증이 생긴 관절낭이 들러붙어있다는 겁니다.
관절은 뼈와 뼈가 맞닿아 있는 부분이죠.
그 관절을 감싸고 있는 막이 있는데, 그게 관절낭입니다.
어깨 관절은 우리 몸 속 관절 중에서도 참 많은 움직임이 있는 곳인데요.
움직임이 편하도록 관절낭이 애초에 좀 느슨합니다.
그런데 어떤 이유로 인해 관절낭이 두꺼워지고 주변 조직에 유착되면 관절 운동에 제동이 걸리게 되는 것이죠.
<리포트>
올해 64세인 고재관 씨는 최근 오십견 진단을 받았습니다.
고 씨는 지난 2년간 팔에 무리를 주는 고된 바닷일을 하면서 몸이 상했다고 말합니다.
특히 어깨 통증이 심해 일을 제대로 할 수 없었습니다.
고재관 / 64·오십견 진단
“오는 통증이 하루가 다르더라고요.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병원에 왔죠. 팔을 올리지 못하고 갑자기 팔을 들면 ‘으악’ 하고 소리가 나요, 아주. 조금 움직이면 덜 아프고 아침에 일어나서 뭘 갑자기 하면 눈물이 날 정도로 아프더라고요.”
두 달 전부터 시작된 통증은 서서히 강해졌습니다.
급기야 팔을 들어 올리는 것조차 쉽지 않습니다.
전문의는 스트레칭을 통해 움직이지 않는 관절 운동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진단했는데요.
한 쪽 팔을 들어 올릴 때 반대 손으로 팔목 부분을 지그시 눌러주거나 막대기, 수건 등을 뒤로 잡고 올리는 운동 등이 도움이 됩니다.
김재윤 교수 / 중앙대병원 정형외과
“특징적으로 야간통이 많아요. 밤에 많이 아파하셔서 밤에 잠을 잘 못 이루시거나 아니면 주무시다가 잠에서 깨거나 그리고 아픈 쪽으로 누워 주무시지 못하는 거죠.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자기도 모르게 어떤 특정한 물건을 잡는다든지 뒤로 손을 뻗는다든지 그랬을 때 오십견이라는 게 어깨가 굳는 걸 오십견이라고 했잖아요. 어떤 범위 이상으로 자기도 모르게 팔을 뻗었을 때 굉장히 크게 통증을 호소하시는 경우가 많아요.”
오십견 환자는 대개 뒷주머니에 있는 지갑을 꺼내는 일 같은, 손을 뒤로 뻗어야 하는 상황이 불편하다고 합니다.
60대까지 빈번하게 나타나는 오십견은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일종의 퇴행성 질환으로 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30대 후반 또는 40대 초반에서도 발병 사례가 이어지고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다만 그 원인에 대해서는 추정만 있을 뿐 추적이 쉽지 않습니다.
김재윤 교수 / 중앙대병원 정형외과
“이 병의 정의 자체가 어깨가 굳는 것이라고 말씀드렸잖아요. 그런데 그 앞에 붙는 게 ‘특별한 이유 없이 어깨가 굳는 병을 오십견이라고 한다’ 이렇게 정의돼 있어요. 사실 왜 관절낭이 그렇게 수축되고 짧아지고 두꺼워지는 잘 모릅니다. 그런데 다만 어떤 상황에서 그런 경우가 많더라 예를 들어 당뇨가 있으신 분들 중에 오십견이 있는 경우가 굉장히 많거든요. 다섯 배 정도 당뇨가 있으신 분들이 없으신 분들에 비해서 오십견이 발생할 확률이 더 높아진다고 얘기하는데….”
정확한 원인은 잡기 어렵지만, 오십견이 생기기 전 환자들은 비슷한 상황을 겪곤 한다는데요.
자의든 타의든 한동안 팔을 쓰지 않았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손목을 다쳐 고정 붕대를 감고 있는 기간 중에는 팔을 좀처럼 쓰지 않는데, 그렇게 되면 어깨가 점차 굳어집니다.
손목이 다 나았더라도 이후 어깨 치료를 따로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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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견은 특별한 이유 없이 일어나는 경우와 당뇨나 외상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고 합니다.
앞서 전문의도 당뇨와 오십견의 상관관계를 잠깐 언급했는데요.
당뇨병이 있으면 어깨질환을 앓게 될 위험이 정상인에 비해 5배까지 높게 나타난다고 합니다.
더불어 똑같은 치료를 해도 효과나 반응이 더 떨어진다고 하네요.
당뇨로 인해 높아진 혈당이 관절막 염증을 심화시킨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그래서 당이 높은 환자들은 오십견 치료와 더불어 혈당 치료를 병행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한편, 어깨가 아닌 다른 부위에 외상을 입어 입원 중일 때 몸을 쓰는 것 자체가 조심스러울 수 있는데요.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팔이나 어깨를 종종 움직여 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전문의는 조언합니다.
<리포트>
오십견 진단에는 x-ray 촬영, 피 검사, 초음파 검사, 자기공명 영상 MRI 등이 쓰입니다.
진단이 확정되면 굳어진 관절을 풀어주는, 꾸준한 운동이 필요한데요.
운동할 때 유발되는 통증을 덜어주기 위해 대개 약물치료가 함께 이뤄집니다.
김재윤 교수 / 중앙대병원 정형외과
“오십견 치료에 집중하지 않고 다른 쪽의 치료를 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러니까 잘 안 낫죠. 스트레칭을 하며 운동을 해야 하는데, 약 먹고 주사 맞고 이런 건 아까 말씀드렸듯이 보조적인 수단이거든요. 운동을 자주 하셔야 되기 때문에 자가 운동하는 게 정말 중요하거든요. 그런 교육이 필요한데 그런 걸 못하는 경우가 많은 거예요. 그러다보면 그냥 통증 증상 완화만 시키고 또 잘 안 낫고 그러다보면 이제 이게 왜 이런지 MRI 같은 비싼 검사까지 하게 되고 그러면 그걸 보면 이상한 것들이 보이거든요. MRI가 민감한 검사이기 때문에….”
물론 홀로 통증을 이겨내고 운동을 지속적으로 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운동만 잘 해내면 3주 이내에 70%가량 호전될 수 있고, 보통 6주 이내에 완치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스튜디오>
오십견은 ‘지나가는 병’이란 말이 있습니다.
실제로 10개월 정도 경과하면 치료를 하지 않아도 통증이 줄고, 굳었던 어깨가 다소 풀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완전히 좋아지지 않습니다.
일정 부분 제한된 상태로 관절 운동을 이어가는 사례가 다반사입니다.
제때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아 후유증이 남는 셈이죠.
일부 운동을 해도 호전이 없거나 운동이 너무 힘들어 포기한 경우 마취를 한 뒤 팔을 꺾거나 아니면 뭉친 관절막을 트는 수술을 할 수도 있는데요.
그 비율은 전체 오십견 환자의 5% 미만이라고 합니다.
모든 질환이 그렇지만, 오십견은 질환에 대처하는 환자 본인의 꾸준한 노력이 중요해 보입니다.
어깨 통증이 반복된다면 전문의를 통해 조언을 구하고, 적기에 적절한 운동을 실천하시길 바랍니다.
김성일 기자 ivemic@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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