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경사를 오르며 인간의 신체를 극한으로 시험하는 경기"
스키점프대를 거꾸로 오르는 400m 레이스, '레드불 400' 프로젝트 매니저 앤드레아스 베르게의 말이다. 그는 16일 열린 '레드불 400 코리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본 경기를 두고 이 같이 소개했다. 그는 전직 오스트리아 국가대표 단거리 육상 선수 출신이기도 하다. 1988년 서울에서 열린 하계 스포츠 제전에서 단거리 육상 선수로 뛴 경험도 갖고 있다.
'레드불 400'은 베르게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이날 간담회에서 베르게는 '레드불 400'의 탄생 비화에 대해 "아내와 차를 타고 스키점프대를 인근을 지나가던 중, '밑으로 내려오기만 하던 스키점프대를 역주행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실제 뛰어보니 평지와 전혀 다른 경험이었다"면서 "레드불 측에 관련한 경기 개최를 제안해, 이야기 3분 만에 레드불 측이 받아들이면서 경기를 열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 같은 레드불과의 협업을 통해 '레드불 400'은 2011년 첫 대회를 개최한 이후, 지난해까지 총 참가자수가 3만4000명을 돌파하는 등 세게적으로 인기를 끄는 대회로 자리잡았다.
올해 레드불 400은 전 세계 18개국 20개 지역에서 개최된다. 오는 9월 28일 대한민국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대에서 마지막 대회가 진행된다. 베르게는 "한국이 올해 신규 개최지로 참여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면서"1988년 서울 하계 스포츠 제전 이후, 레드불 400 개최를 위해 한국을 다시 방문하게 되니 감회가 새롭다"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레드불 400 코리아’ 예선에 참가하는 전 스키점프 국가대표 김현기 선수도 참석했다. 그는 영화 ‘국가대표’의 실제 주인공이기도 하다. 김현기 선수는 “매번 밑으로 내려가기만 했던 스키점프대를 거꾸로 올라간다고 생각하니 신기했다"라며 "이번 대회를 통해 많은 분들의 머릿속에 스키점프가 다시 한 번 떠올려질 것 같아 기분이 좋고 뿌듯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레드불 400 코리아’는 남자개인, 여자개인, 남자릴레이, 남녀혼성릴레이, 소방관릴레이까지 5가지 부문으로 진행된다. 5월부터 7월까지 예선 및 결승전 진출 자격을 부여하는 시드전이 개최된다. 시드전 상위 성적 선수에게는 ‘레드불 400 코리아’ 예선 및 결선의 참가비는 물론, 교통 및 숙박 등의 편의가 제공된다. 총 5회의 시드전이 개최되며, 진행 방식 및 일정과 보상은 각 회차별로 상이하다.
시드권을 얻지 못한 참가자들은 소방관릴레이를 제외한 전 부문에서 소정의 참가비를 지불하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고 레드불 코리아 측은 전했다. 나이 등 자격 제한은 없다. 예선전 참가 접수는 오는 6월부터 레드불 홈페이지에서 진행된다. ‘레드불 400 코리아’의 우승자에게는 상패와 함께 ‘레드불 400 월드챔피언십’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베르게는 "처음 경기를 고안할 때, 도전정신과 모험심이 뛰어난 러너들에게 최고 수준의 도전 과제가 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면서 "이번 대회가 한국인의 저력과 도전정신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기대를 전했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