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류는 국제법 위반’ vs ‘제재 유지’…北·美 갈등 심화되나

‘압류는 국제법 위반’ vs ‘제재 유지’…北·美 갈등 심화되나

기사승인 2019-05-23 16:00:10

북한이 압류된 자국 화물선 반환을 요구했으나 미국 이를 일축했다. 양국 갈등이 심화하면서 비핵화 협상 재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대성 주제네바 북한대표부 대사는 2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와이즈 어니스트호 압류는 북미 관계의 최대 걸림돌”이라며 미국에 돌려줄 것을 요구했다. 그는 “우리가 미국식 힘의 논리나 압박이 통하는 나라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심대한 계산 착오”라며 “선박 압류는 주권을 침해하고 미래 양자 관계 발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에 대해서는 미국에 공을 넘겼다. 한 대사는 “미국이 마음을 바꾸지 않는다면, 미국이 결단을 내리지 않는다면 우리는 미국과 대화하는 문제나 제재 해제에 매달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와이즈 어니스트호 압류에 대한 북한의 비판은 처음이 아니다. 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는 전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의 선박 압류조치는 불법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화물선 압류를 법적 기반으로 하는 미국의 일방적 제재와 국내법은 분명히 불법”이라며 “미국의 모든 행동을 주의 깊게 주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의 공개적 반발에도 미국은 대북제재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전날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 관계자는 연합뉴스 측이 보낸 북한의 선박 반환 요구에 대한 입장을 묻는 서면 질의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의해 결정된 대로 국제적 제재는 유지되며 모든 유엔 회원국들에 의해 이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후속 조치가 비핵화 협상 재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북미 대화는 중단됐다. 내달 말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남북 고위급 대화 재개와 대북 인도지원 논의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미국 법무부는 와이즈 어니스트호를 제재 위반으로 압류 및 몰수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정부가 국제적인 제재를 위반한 이유로 북한 화물선을 압류한 것은 처음이었다.

와이즈 어니스트호는 지난해 4월 인도네시아 인근에서 압류됐다. 이는 북한에서 가장 큰 화물선 중 하나로, 북한에서 수출용 석탄을 실어 반출했다. 또 선박은 북한이 중장비 기계 등을 자국으로 반입하는 데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민경 기자 smk503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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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k503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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