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역 참사 3주기’…‘위험의 외주화’는 여전

‘구의역 참사 3주기’…‘위험의 외주화’는 여전

기사승인 2019-05-28 06:15:00

‘구의역 참사’가 3주기를 맞이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하위 법령 개정안이 미비해 ‘위험의 외주화’가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건강한노동세상’ ‘노동건강연대’ 등 다수의 노동계 시민단체는 27일 서울 종로구 ‘전태일 기념관’에서 구의역 참사 3주기를 맞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이튿날이면 구의역 사고가 발생한 지 3년이 되지만 산안법에서 도급 시 승인을 받아야 하는 사업장의 개념이 협소하기 짝이 없는 수준”이라며 “이로 인해 위험의 외주화가 방치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같은 비판이 제기된 이유는 하위 법령으로 위험 산업군이 산안법 적용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겨났기 때문이다. 앞서 노동부에서 설치한 ‘조선업 산재 사고 근절을 위한민참여 조사위원회’(조사위원회)는 조선업 하청 산재 사망 방지 대책으로 다단계 재하도급 금지를 내세웠다. 그러나 산안법 시행령에서 조선업 비계 작업 등이 도급승인 대상으로 지정돼 적용에서 제외됐다.

시행령이 원청이 책임을 회피할 기회를 마련해줬다는 비판도 나온다. 산안법은 원청 전면에 적용된다. 그러나 하위 시행령에서는 ‘사무직 근로자만 사용하는 사업장’이 적용 대상에서 빠졌다. 이에 노동계에서는 사업장에 대한 기준이 모호해져 이를 책임을 회피 수단으로 악용하는 사업장이 다발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전문가는 시행령이 원법의 취지를 오히려 저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철홍 전국교수노조 국공립대위원장은 “시행령 등 하위 법령은 본래 원법을 보충하고 사각지대를 메우기 위해 제정된다”고 설명하면서 “그러나 산안법 시행령은 예외 조항을 많이 둬 오히려 원법에 구멍을 만들고 있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장 노동자들이 노사정 소통의 통로에서 배제돼 있는 것도 문제”라면서 “이들의 목소리를 참고하는 자리가 마련돼 수혜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법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의역 참사는 지난 2016년 5월28일 발생했다. 구의역 스크린도어 오작동 신고를 받고 홀로 점검에 나선 하청 용역업체 직원 김모(당시 19세)군은 승강장으로 진입하던 열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껴 사망했다. 

신민경 기자 smk503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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