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당국자들이 북한 ‘김혁철 처형설’에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3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김혁철 처형설에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확인 중’, ‘이야기하지 않겠다’는 답변을 내놓고 있다. 극도로 예민한 정보사안인만큼 당국의 판단에 대한 섣부른 언급 대신 일단 ‘함구모드’를 유지해 상황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워싱턴 조야에서는 북한 내부의 상황 변수로 인해 협상 라인업의 틀이 짜지는데 예상보다 더 오랜 시간 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북미 간 교착도 장기화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협상에 깊숙이 관여한 핵심 인사들에 대한 '숙청설'과 맞물려 대북 협상에 대한 회의론과 강경 대응론이 고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일(현지시간) 친(親)트럼프 성향의 폭스뉴스 방송에서조차도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을 인터뷰하면서 '잔혹한 독재자와 계속 좋은 관계를 갖는 것이 좋은 일이냐'는 취지의 '추궁'이 이뤄지기도 했다.
앞서 일부 국내 언론은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의 책임을 물어 실무협상 북측 대표였던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와 외무성 실무자들을 처형했고, 대미 협상을 총괄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도 강제 노역 등 혁명화 조치를 당했다고 보도했다.
유럽을 순방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스위스에서 이그나지오 카시스 외교장관과 회담 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과 관련해 미국쪽에서 김혁철, 김영철과 마지막으로 접촉한 게 언제인가. 현재 (미국의) 북한 측 대화상대는 누구인 것으로 인지하는가. 북미 간 직접 접촉은 언제가 마지막이었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북한과의 대화에 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우리의 협상을 비공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미국인 억류자들 석방에 관한 대화의 경우도 (비공개 협상을 하는 건)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앞서 지난달 31일 독일 방문 중에 관련 보도에 대한 질문에 "해당 보도를 봤다. 사실 확인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오늘은 이 외에 더 보탤 것이 없다"고만 했다. 같은 날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기자들과 만나 "정보 사항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언급하지 않겠다"면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으며 우리의 궁극적 목표, 비핵화에 계속 집중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대화)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했던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도 1일 '김혁철 처형설'에 대해 "모른다"고 말했다고 CNN방송이 보도했다.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장관 대행도 2일 샹그릴라 대화 참석 후 방한 길에 기자들과 만나 '김혁철 처형설' 보도와 관련해 취재진 질문을 받고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신민경 기자 smk503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