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4당 원내사령탑 선출…“돌아오라” vs “사과먼저” [정치훑어보기]

여야 4당 원내사령탑 선출…“돌아오라” vs “사과먼저” [정치훑어보기]

기사승인 2019-06-04 05:00:00

국회가 일손을 놓은 지 두 달이 넘어가고 있다. 자유한국당의 장외투쟁이 마무리됐으나 여야는 여전히 국회 의사일정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한편 여야 4당은 총선을 앞두고 원내지도부를 구성하는 등 전열을 재정비해가는 모양새다. 

지난달 2일 선거법‧개혁법안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강행 이후 시작된 한국당의 장외투쟁이 25일 규탄대회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곧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가 국회정상화를 위한 논의를 시작했지만 이견 차를 보이며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쟁점은 ‘패스트트랙 합의’와 ‘분리추경’ 등이다. 

한국당은 법안을 ‘합의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합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주장했다. 패스트트랙에 오른 법안의 경우 최장 330일이 지나면 자동으로 국회에 상정, 표결에 들어간다. 하지만 세부내용을 조정해 330일 이전에 합의할 경우 수정된 안으로 당장 표결이 가능하다. 

그러나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30일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합의해서 패스트트랙을 해야 한다는 한국당의 요구는 받아들이기 어렵고 합의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정도의 절충점을 찾아내는 노력을 하겠다”라는 입장을 박찬대 원내대변인을 통해 전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접촉하는 것은 계속 노력하겠다”며 국회정상화 의지를 보이면서도 합의를 통해 기존안의 패스트트랙 지정을 철회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양당 사이에서 중재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추가경정예산 처리에 대해선 분리추경을 할 수 없다는 민주당 의견과 재난 추경에 한해 조건 없이 처리하겠다는 한국당 의견이 맞부딪혔다. 

한국당은 6조7000억원의 추경 중 산불·지진과 미세먼지 대응 등에 쓰일 2조2000억원 규모의 재해 관련 추경만 떼어내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미세먼지, 안전도 중요하지만 하방경제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분리 추경은 동의하지 못한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여야 4당 원내대표가 교체되면서 5월 국회는 본격적인 총선 대비태세에 돌입했다. 각 당의 신임 원내대표들은 당선 소감을 통해 ‘총선승리’를 향한 포부를 밝혔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해찬 대표를 잘 모시고 강력한 통합을 이루어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열심히 헌신하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평화당 유성엽 원내대표는 제3지대 창당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호남을 넘어선 전국정당, 대안정당으로 거듭나는데 최선의 노력 다하겠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변화의 첫걸음은 현 지도부 체제의 전환이라며 손학규 대표의 퇴진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힘 있는 강한 야당, 대안을 제시하는 야당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는 선거법·개혁법안의 후속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며 중단없는 개혁을 위해 정의당이 노력하겠다고 했다.

원내대표 선출에 따라 각 당의 정치지형은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유권자인 현역 의원들에 따르면 친문성향의 원 컬러보다는 친문과 비문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투 컬러로 가야 한다는 당내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향후 공천 등에 있어 ‘범문’ 성향으로 분류되는 이 원내대표가 중재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것.

바른미래당은 손 대표를 중심으로 한 국민의당계 의원과 오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바른정당계의원들이 연일 부딪히고 있다. 특히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은 손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며 회의를 보이콧해왔지만 오 원내대표가 선출되면서 회의장에서 퇴진 공방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이밖에 평화당은 바른미래당 의원과 무소속 의원을 아우르는 제3지대 신당 창당을 모색 중이다. 정의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처리에 당의 사활을 걸고 있다.

엄예림 기자 yerimuh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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