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전 남편 살해사건’의 피의자 고유정(36)이 범행 전 흉기는 물론 청소도구까지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제주동부경찰서가 공개한 CCTV 영상에는 고씨가 지난달 22일 오후 11시쯤 제주시의 한 마트에서 칼과 표백제, 베이킹파우더, 고무장갑, 세제, 세수대야, 청소용 솔, 먼지 제거 테이프 등을 구매한 정황이 포착됐다.

영상에 따르면 고씨는 종량제 봉투를 구입해 산 물품들을 담았다. 또 해당 물품을 카드로 결제한 뒤 포인트까지 적립하는 등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구입한 물품을 보면 고씨는 범행 전부터 살해와 시신 훼손, 흔적을 지우기 위한 세정작업까지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에 따르면 고씨는 전 남편 강모(36)씨를 만나기 전 살인 도구와 시신 유기 방법 등을 다수 검색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고씨는 지난달 18일 배편으로 본인의 차를 갖고 제주에 들어올 때 시신을 훼손하기 위한 흉기도 미리 준비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고씨는 전 남편 강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고씨는 지난달 25일에 강씨를 만나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씨는 다음날 시신을 훼손·분리한 뒤 하루 지나 훼손한 시신을 종이상자와 스티로폼 상자 등에 담아 펜션에서 퇴실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 지난달 28일 제주시의 한 마트에서 종량제봉투 30장, 여행용 가방, 비닐장갑 등을 사고, 시신 일부를 종량제봉투에 넣은 후 같은날 오후 8시30분 출항하는 완도행 여객선을 타고 제주에서 빠져나갔다.

경찰은 여객선 CCTV로 고씨가 해당 여객선에서 피해자 시신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봉지를 7분간 바다에 버리는 모습을 확인했다. 구체적인 개수 등은 식별이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고씨는 완도항에 내린 뒤 곧바로 경기도 김포시 소재 가족의 아파트로 향했다. 고씨는 이틀간 김포에서 시신을 또다시 훼손하고 유기한 뒤 같은달 31일 주거지인 충북 청주시로 이동했다.

경찰은 충북 청주시의 고씨 자택 인근에서 범행에 사용한 흉기 등을 발견했다. 

경찰은 앞으로 남은 피해자 시신을 수습하고, 고씨의 정확한 범행 동기를 밝히는 데 주력하겠다고 전했다.

신민경 기자 smk503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