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누구나 한 번쯤은 겪는 내 안의 공포, 발표 불안, 상담과 치료를 통해 극복 가능해

[칼럼] 누구나 한 번쯤은 겪는 내 안의 공포, 발표 불안, 상담과 치료를 통해 극복 가능해

기사승인 2019-06-24 17:23:23

<사진=한경호 원장, 탑정신건강의학과 제공>

우리는 태어나서 아니 엄마의 뱃속에서부터 배움을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태동을 느낄 때부터 시작된 태교, 그리고 태어나서 시작되는 조기교육, 어린이집, 유치원 그리고 초, 중, 고 대학 교육에 이르기까지 끊임없는 배움의 연속이다.

한국인의 학습방식은 능동적으로 질문을 해서 알아가기보다는 선생님이 알려주는 대로 받아들이는 수동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므로 누군가 앞에 나서서 나의 의견을 제시하기보다는 주로 청중의 입장에서 받아들이는 것이 익숙하다.

그런데 대중 앞에 나서서 발표가 어려운 사람이 있는가 하면, 초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앞에 나가서 춤도 추고 노래도 하고 발표도 했던 사람인데, 자신도 모르는 뜻밖의 트라우마로 어느 샌가 앞에 나가는 걸 싫어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대학시절 발표수업은 팀 프로젝트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 발표자로 나서지 않아도 크게 무리 없이 지나갈 수 있었지만 사회는 다르다. 사회에 나와 취업 면접을 볼 때나 회사에서 보고를 해야 할 때 등 다른 사람 앞에서 무언가를 수행해야 하는 일들은 계속 찾아오고 그때마다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발표불안’은 ‘수행 불안’이라고도 불리며 대중 앞에서 연설하거나, 다른 사람 앞에서 글을 쓰는 것 등 자신이 무언가를 수행할 때 다른 사람들에게 이목이 집중되는 상황에서 불안하고 공포감을 느끼는 것을 의미한다.

수행 불안은 ‘사회불안장애’에 포함되는 것으로, ‘사회불안장애’는 타인에게 주시되거나, 평가 받는 상황에 대해 공포심을 갖는 것을 말한다. 사회불안은 대학생의 약 40%가 가지고 있을 만큼 매우 흔한 장애이다. 그리고 누구나 어느 정도의 사회적 불안은 가지고 있다.

발표 불안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흔하게 착각하는 것이 나만 이런 공포감과 불안감을 갖고 있는 건 아닐까라고 생각하는 것인데, 사실은 우리 모두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발표할 때 불안감을 느낀다. 더불어 발표자로 나섰을 때 얼굴 붉어짐, 목소리 떨림, 땀 흘림 등의 신체적 반응이 실제로는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크지 않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 좋다.

발표불안의 큰 가지라 볼 수 있는 사회불안은 성인이 되어서 처음 생겨나는 것은 아니다. 수줍음이 많거나 내성적인 아동기를 보낸 10대 중반의 청소년에서 시작되며, 만성적인 경과를 거쳐 심해진다. 발표 중에 스트레스와 수치심을 받은 사건이 발생한 후에 나타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경우에 대부분 ‘ 나는 다른 사람에게 호감을 주지 못하는 사람이다’, ‘ 다른 사람에게 나에 대한 좋은 인상을 심어주어야 한다’, ‘ 다른 사람들은 비판적이어서, 내가 사소한 실수라도 하면 싫어하고 멀리할 것이다.’ ‘ 나는 잘 해내지 못했다.’ 등의 왜곡된 믿음으로 인해 반복적으로 불안과 좌절감을 경험하고 이런 상황을 회피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대처 방식을 선택함으로써 발표불안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수행불안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발표나 수행 전에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해 그 상황을 떠올려 보고 그때의 감정과 느낌, 생각들을 생생하게 체험해봄으로써 실제 상황에서의 긴장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다양한 방법으로도 발표 불안이 극복되지 않아 상황을 회피하는 것이 6개월 이상 지속되고 삶의 다른 영역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정신건강의학과에 내원하여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치료를 받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글. 강남역 탑정신건강의학과 한경호 원장

김영보 기자
kim.youngb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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