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가족 자녀를 ‘튀기’라고 비하 발언한 정헌율 전북 익산시장을 향해 이주여성들이 퇴진을 촉구했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등 6개 시민단체는 25일 오전 11시 익산시청 앞에서 정 시장에 대한 사퇴를 요구했다.
몽골에서 온 나랑토야씨는 마이크를 들고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씩씩하게 성장하는 우리 아이들의 상처를 어떻게 씻어줄 것이냐”며 “변명은 듣고 싶지 않다. 지금 당장 공식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회견문을 통해 “정 시장은 다문화가족의 자녀들을 잠재적 위험요소로 보고 관리 대상으로 표현했다”며 “문제는 이러한 발언이 인종주의적 편견에 입각한 심각한 차별과 혐오발언이라는 것을 인식 못한다는 점이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기자회견 뒤에도 이주여성들의 규탄발언이 계속됐다. 이주여성유권자연맹중앙회 이경숙 회장은 “우리는 사랑을 선택해서 한국으로 왔고, 그 결실이 우리 자녀들이다”며 “정 시장은 당장 시청 앞으로 나오라”고 말했다.
정 시장은 이날 익산시청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이주여성들에게 사과의 말을 전했다. 그는 “죄송하다. 앞으로 익산시를 1등 다문화 도시를 만들어 그것으로 사죄하겠다”고 전했다.
문제의 발언은 지난달 11일 익산 원광대학교에서 열린 ‘2019년 다문화가족을 위한 제14회 행복나눔운동회’에서 나왔다. 정 시장은 축사에서 “생물학적 과학적으로 얘기한다면 잡종강세라는 말도 있지 않느냐. 똑똑하고 예쁜 애들(다문화가정에서 태어난 자녀)을 사회에서 잘못 지도하면 프랑스 파리 폭동처럼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민경 기자 smk503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