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진의 무능함이 정도를 넘었다. KBO리그가 오심으로 병들고 있다.
LG 트윈스는 30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19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1-9로 패했다. 0-4로 뒤진 5회초 나온 석연찮은 판정으로 인해 흐름이 급격히 넘어갔다.
LG는 5회초 1사 1, 3루 상황에서 이천웅이 유격수 땅볼을 쳤다. NC 2루수 박민우가 유격수 토스를 받아 2루 베이스를 밟고 1루를 향해 송구하려던 순간이었다. 2루로 달리던 구본혁의 슬라이딩에 박민우가 걸려 넘어졌다.
병살 플레이가 실패로 돌아갔지만 심판진은 수비 방해 아웃을 선고, 타자 주자까지 자동 아웃으로 처리했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뒷말이 무성했던 판정이다.
KBO는 지난해 말 ‘더블 플레이 시도 시 슬라이딩 규정’을 새로 만들었다. 병살타를 막기 위해 주자가 정당한 슬라이딩이 아닌 방식으로 야수에 접촉하거나 접촉을 시도할 경우, 심판원 판단에 따라 주자와 타자에게 모두 아웃이 선고된다.
하지만 구본혁은 주로를 이탈하지 않고 정확히 2루 베이스를 향해 슬라이딩했다. 그러자 김병주 심판 조장은 “구본혁의 발이 마지막에 조금 들린 것으로 2루심이 봤다”고 설명했다.
이것 역시 쉬이 납득하기 힘들다.
‘더블 플레이 시도 시 슬라이딩’의 예외 항목에는 “주자와 야수의 접촉이 베이스를 향한 주자의 정규 주로에 야수가 위치하여(또는 움직여서) 발생하는 경우는 방해로 선고되지 않는다”고 돼있다. 이런 예외 상황에도 불구, 주자가 롤블록을 하거나 야수의 무릎 위로 다리를 들어 올리거나 치는 경우 또는 팔이나 상체를 던져 고의적으로 접촉할 경우(또는 시도할 경우)에는 정당한 슬라이딩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당시 구본혁의 발은 베이스에 닿는 끝까지 바닥에 닿아 있었기 때문에 해당되는 부분이 없다.
하지만 KBO 방해 규정 7.09(g)에 따라 이는 ‘방해 동작’으로 선언됐다.
규정에 따르면 “주자가 병살을 하지 못하도록 명백한 고의로 타구를 방해하거나 타구를 처리하고 있는 야수를 방해하였다고 심판원이 판단하였을 때 심판원은 방해한 주자에게 아웃을 선고하고 타자주자에게도 동료선수의 방해에 의하여 아웃을 선고한다”고 돼있다.
이는 비디오 판독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오로지 심판의 재량에 의해 판정이 내려진다. 심판이 잘못 봤다고 하더라도 번복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오심으로 인한 책임을 심판에게 물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올 시즌 유독 심판 재량으로 인한 오심성 판정이 잦은 KBO다.
올 시즌을 앞두고 KBO 심판위원회는 3피트 룰을 엄격하게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타자 아웃’과 ‘방해 업스트럭션’ 규정에 따르면 “타자주자가 본루에서 1루 사이의 후반부를 달리는 동안 3피트 라인의 바깥쪽(오른쪽) 또는 파울 라인의 안쪽(왼쪽)으로 달려 1루 송구를 처리하려는 야수를 방해하였다고 심판원이 판단하였을 경우 아웃”으로 처리된다.
하지만 경기마다 3피트 룰이 다르게 적용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지난달 29일과 30일 LG와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선 서건창이 파울라인 안쪽으로 달렸지만 모두 3피트 룰이 적용되지 않아다. 하지만 3월 같은 상황에선 LG에게 3피트 룰이 적용됐다. 4월 두산과의 경기에서는 3피트 룰 적용 상황이 아님에도 위반 판정이 내려져 피해를 봤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의 일관성 없는 판정에 경기가 좌지우지 된 셈이다.
일관성 없는 볼 판정이 계속되면서 로봇 심판을 도입해야 한다는 팬들의 목소리가 드높다. 로봇이 진단하지 못하는 세밀하고도 민감한 규정 때문에 심판들의 존재 가치가 있는 것이지만, 최근의 행보대로라면 심판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의구심을 지울 수 없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