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
당뇨병은 우리나라의 대표적 만성질환입니다.
심·뇌혈관 질환의 발생과 이로 인한 사망 위험을 높이는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죠.
지난해 당뇨병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사람이 처음으로 3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자신이 당뇨병을 안고 있는지 모르는 ‘숨은 환자’까지 감안하면 환자 수는 500만 명을 웃돌 것이라고 대한당뇨병학회는 추정했습니다.
당뇨병 환자, 왜 이렇게 늘고 있는 걸까요?
<리포트>
당뇨병은 혈액 속 포도당 즉, 혈당 수치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높아지면서 발생합니다.
보통 공복 시 혈당이 126㎎/dL 이상이거나,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에 당이 들러붙어 있는 당화혈색소의 비율이 6.5%를 넘기면 당뇨병으로 볼 수 있습니다.
혈당이 높아지는 이유는 인슐린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인슐린은 췌장에서 분비되는데요.
만들어진 인슐린이 부족하거나, 만들어졌다고 해도 몸 상태가 변해 작동을 못하게 된 경우 혈당 수치가 치솟을 수 있습니다.
고혈당이 지속되면 갈증이 나 물을 많이 마시게 되고, 소변량이 늘게 됩니다.
황희진 교수 /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소변을 자주 보시게 됩니다. 그 다음에 그렇게 물을 많이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목이 마른 상태가 지속된다면 당뇨병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의도하지 않은 체중 감소라든지 지속적인 피로에 의해서도 검사하다보면 당뇨로 밝혀지는 경우들이 종종 있습니다.”
(증상들이 이렇게 발현되는 이유는 뭐라고 얘기할 수 있나요?)
“우리 몸에서 혈당이 높아지게 되면 몸에서는 이를 낮추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게 되는데, 그러기 위해 소변으로 당을 많이 배출하려고 애를 쓰게 됩니다. 물이 많이 나가다보니까 목이 타게 되고 목이 타서 음료수를 섭취하게 되면 또 오줌이 많아지고 이 악순환의 고리가 생기기 때문에 먹는 것들이 다 우리 몸의 에너지로 쓰이지 못하고, 바깥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기운이 없고 오히려 체중이 빠지는 일들이 생기는 겁니다.”
우리 몸이 정상 세포나 조직을 적으로 잘못 인식해 공격하는 ‘자가면역’에 의해 췌장 세포가 손상을 입을 수 있는데, 이때 인슐린이 부족한 상황이 일어납니다.
이 경우가 ‘제1형 당뇨병’에 해당하며, 국내 당뇨병의 2%가량을 차지합니다.
90% 이상의 비중을 갖는 제2형 당뇨병은 인슐린의 분비 문제뿐 아니라 인슐린의 성능까지 떨어지는 이른바 인슐린 저항성을 동반합니다.
인슐린 저항성이 발생하는 데는 유전적 요인과 함께 비만 같은 환경적 요인이 영향을 미칩니다.
<스튜디오>
일반적으로 제2형 당뇨병은 ‘성인 당뇨병’이라고 일컬어집니다.
성인이 된 뒤 복합적인 이유로 인해 인슐린 저항성이 커지기 때문인데요.
약 50% 정도가 유전적 영향을 받는다면, 나머지는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당뇨 위험이 커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 제2형 당뇨병은 급격하게 늘고 있습니다.
전문의들은 이 같은 증가세가 생활방식의 서구화 그리고 운동 부족, 과식 등에 따른 비만 환자의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입을 모읍니다.
<리포트>
황희진 교수 /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혈관을 풀밭에 물을 주는 고무호스라고 생각해보시면 처음에 사왔을 때는 다 말랑말랑하고 좋죠. 그런데 여기에 맑은 물이 흐르지 않고 안 좋은 물이 흐르다 보면 계속 때가 끼게 되죠. 많이 끼게 되면 하얗게 끼는 것들도 보실 경우가 있는데 그런 일이 우리 혈관에도 생기게 됩니다. 제일 나쁜 건 사실 혈압이 높은, 압력이 센 물이 흐르다보면 당연히 딱딱해지고 막힐 수도 있고 아니면 구멍이 나서 풀밭에서 물이 나오는 일들이 생기는데, 그게 우리 머릿속에서 생길 수 있습니다. 그게 뇌출혈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꼭 압력이 센 것뿐만 아니라 맑지 못한 피가 흐르는 여러 상황들이 있는데, 당이 높은 채로 방치되는 게 제일 나쁩니다.”
당뇨 관리가 중요한 이유는 심각한 합병증을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고혈당이 지속되면 망막에 비정상적 미세혈관이 생겨 실명에 이를 수 있는 당뇨망막병증이 유발될 수 있습니다.
또 노폐물을 거르는 콩팥도 손상될 수 있는데, 이런 경우 혈액투석 등 신장기능 대체 요법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고혈당 혈액은 그 자체로도 독성이 있어 혈관 벽을 망가뜨립니다.
이로 인해 당뇨병 환자는 혈관이 막히는 동맥경화 사례가 더 잘 나타나고,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위험도 높아집니다.
역시 혈관에 영향을 주는 고혈압과 고지혈증까지 있는 경우라면 이에 대한 치료도 병행해야 합병증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습니다.
황희진 교수 /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인슐린 주사 맞기 시작하면 큰일 난거다’, 내지는 ‘빨리 돌아가실 수 있다’는 식의 얘기들이 미신처럼 퍼져 있는데, 그건 전혀 맞는 얘기가 아닙니다. 사실은 전 세계 모든 교과서에서 혈당이 높은 채로 발견된 사람들, 특히나 오랫동안 묵혀놨던 당뇨 같은 경우는 가급적 빨리 정상 혈당을 만들기 위해 인슐린 치료가 단기간은 꼭 필요하다고 돼 있고, 필요한 경우에는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고 분명히 교과서에도 나와 있는데도 ‘주사 맞으면 큰일 난다는데요’라는 그 미신들 때문에 ‘약으로 어떻게 안 될까요’라고 하시는데, 당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정상인과 유사하게 만들어 놓는 것이 궁극적으로 나의 심장 건강과 뇌혈관 건강을 지켜주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되고요.”
전문의들은 정확한 진단을 위해 40세 이상이라면 매년 당뇨병 선별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직계가족 중에 당뇨병이 있거나, 비만인 경우 또는 임신성 당뇨병 경험이 있는, 다시 말해 제2형 당뇨병의 위험 인자가 있는 경우에는 30세부터 선별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스튜디오>
고혈당 혈액이 온몸을 돌면서 혈관을 망가뜨리고 각종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는 당뇨병.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분석에 따르면, 만성질환인 당뇨병은 70세 이상에서 가장 많이 보이긴 했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낮은 연령대에서도 당뇨병에 걸리는 사례는 급증하고 있습니다.
50대에 접어들어 당뇨병 진료를 받는 환자가 40대에 비해 121%나 늘었고, 최근 4년 새 20대 환자 증가율도 34%, 30대는 22%를 찍었습니다.
정기적인 당뇨 검진은 이젠 필수적입니다.
더불어 당뇨병은 생활습관 교정을 통해 어느 정도 예방이 가능한데요.
‘식사 후 1시간 정도 운동을 해야 당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얘기가 있는데, 이는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습니다.
밥을 먹고 난 다음에는 혈액이 위장관으로 가야 하는데, 식사 직후 바로 운동을 하면 피가 근육으로 가면서 소화장애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당뇨병 환자가 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는 신진대사를 촉진하기 위해서입니다.
과도한 운동은 삼가는 게 더 낫습니다.
규칙적인 운동과 식사, 그리고 설탕 같은 당이나 소금 섭취를 자제하면서 체중을 조금씩 줄여나가면 당뇨병 위험을 낮출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에서 전체 체중의 5% 정도만 줄이면 제2형 당뇨병 발생 위험이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김성일 기자 ivemic@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