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에 위치한 롤파크는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의 전장입니다. 이곳에선 매주 시즌 우승, 더 나아가 롤드컵 진출이라는 공통된 목표를 가진 LCK 10개 팀들 간의 격전이 벌어집니다. 쿠키뉴스의 e스포츠 담당 기자들은 롤챔스 경기가 없는 월요일, 치열했던 롤파크를 뒤로 하고 회의실로 모입니다. [방구석 LCK]는 한 주의 LCK 경기를 돌아보고, 그들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나눈 유쾌한 회의록입니다.
▲ 혼돈의 순위 싸움, LCK는 7강 3약?
문대찬 기자 : 리프트 라이벌즈 이후 열린 첫 리그 일정이었는데 대체적으로 리라에 참가했던 팀들의 선전이 돋보인 한 주였습니다. 상위권 팀들 간의 물고 물리는 경기 결과들이 이어져서 앞으로의 리그 일정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한 주였다고 봅니다.
문창완 기자 : 저는 담원의 연승 저지가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네요.
김찬홍 기자 : 말 그대로 혼돈이라는 단어가 제일 잘 어울리는 한 주였던 것 같아요. 시즌이 절반정도 지났는데 하위권 3팀 KT 롤스터, 한화생명e스포츠, 진에어 그린윙스를 제외하고 나머지 7팀들이 치열한 순위 싸움을 펼치고 있어요. 1위 샌드박스와 7위 SKT의 승차가 3경기 밖에 나지 않아 순위 싸움이 더 즐거워질 것으로 보이네요.
▲ SKT의 상승세, 그 중심에는 에포트
문창완 기자 : SKT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문대찬 기자 : 그 중심에는 ‘에포트’ 이상호 선수가 있는 것 같아요. 특히 한화 생명과의 1세트 전령 앞 전투에서 보여준 탐켄치 플레이는 일품이었습니다. 왜 이상호 선수가 SKT의 주전 서포터로 나서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었습니다.
김찬홍 기자 : ‘테디’ 박진성 선수와의 궁합도 생각보다 기대 이상인 것 같아요. 이상호 선수가 조세형 선수보단 라인전에 강점이 있어서 박진성 선수의 공격성이 부각됐다고 봅니다.
문창완 기자 : 다음 상대는 최하위 진에어라 상승세는 당분간 더 이어질 것 같네요.
▲ 이걸 꺼내? 서폿 볼리베어-원딜 야스오 등장
문창완 기자 : 인상적이었던 건 역시 젠지-그리핀전이였던 것 같아요. 젠지의 밴픽과 ‘플라이’ 송용준의 부활이 눈에 띄었습니다.
김찬홍 기자 : 동감합니다. 1세트 ‘라이프’ 김정민 선수의 서폿 볼리베어와 함께 송용준 선수가 미드 럭스를 꺼낸 게 인상적이었어요.
문대찬 기자 : 저는 개인적으로 담원-샌드박스전도 흥미로웠어요. 피지컬 괴물들이 벌이는 난투에 눈 호강을 제대로 했습니다.
문창완 기자 : 그 경기도 밴픽이 흥미로웠죠. 1세트에서 담원이 야스오와 세주아니를 꺼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습니다. 담원이 세주아니를 꺼내자 샌드박스가 올라프를 꺼냈는데 바로 바텀으로 내려 보냈던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리신 두둥.
김찬홍 기자 : 담원이 대단하게 느껴지는 건, 리라로 인해 전략이 어느 정도 노출된 상황에서도 꺼낼 수 있는 히든카드가 있었다는 겁니다.
문대찬 기자 : 그런 담원을 이긴 킹존은...
문창완 기자 : ‘라스칼’ 김광희 선수가 ‘너구리’ 장하권을 정말 잘 버텨낸 게 컸어요.
▲ 역대급 서머 예고… 치열한 순위 경쟁 이유는?
김찬홍 기자 : 담원과 그리핀 같이 교전을 중시하는 팀부터 시작해서 팀마다의 색깔이 좀 더 확고해진 탓이 아닌가 싶어요. 팀마다의 개성, 차별성이 생겼달까.
문창완 기자 : 샌드박스, 담원, 그리핀 등 신생팀들의 경기력이 확 올라온 반면에 기존 강팀들은 기량이 다소 떨어졌었죠. 하지만 기존 강팀들이 힘을 내기 시작하면서 리그가 상향평준화 된 것 같아요.
문대찬 : 확실히 한 팀을 찍어 ‘최고’라고 말하긴 어려운 감이 있네요.
▲ 주춤하는 그리핀… 스프링 데자뷔?
문대찬 기자 : 그리핀이 부진한 이유는 뭘까요? 리라부터해서 연패 중인데, 팀 적으로 눈에 띌 만큼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고 보여 지지는 않는데요.
문창완 기자 : 젠지와의 2세트에선 바론과 장로 드래곤을 모두 먹고도 졌어요. 아무래도 리라 결승전 패배 이후 자신감이 많이 하락한 것 같습니다. 리라 일정도 한 몫 했겠죠. 젠지, 아프리카는 휴식, 준비할 시간도 길었으니까요.
김찬홍 기자 : 상대했던 팀들이 그리핀을 잘 대처한 것도 있겠지만 역시나 그리핀의 고집스런 밴픽이 가장 큰 원인이 아니었을까 해요.
문대찬 기자 : 예를 들어?
김찬홍 기자 : 젠지전 1세트 때 카서스, 노틸러스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2세트에 들고 나왔는데 이미 패턴이 읽힌 상태였죠. OP(오버파워) 챔피언들을 상대에게 많이 내준다는 것도 개인적으론 하나의 문제점인 것 같아요.
문대찬 기자 : ‘초비’ 정지훈 선수의 기량 하락도 영향이 있는 것 같아요. 이전처럼 라인에서 상대를 압도한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고 있어요.
문창완 기자 : 동감합니다. 게임이 자기 생각대로 안 풀리면 그걸 뒤집지 못한다는 느낌이 들어요.
김찬홍 기자 : 정지훈 선수는 공격적인 챔피언을 줄 때 빛나는 선수인데 팀원들을 케어해주는 챔피언을 잡을 때는 자신의 능력을 100% 발휘하지 못한다는 느낌이 강하더라고요.
▲ 룰러 vs 데프트… 최고 원딜러 가리자
문대찬 기자 : 워낙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이번주도 기대되는 빅매치가 여럿 있습니다.
김찬홍 기자 : 젠지가 18일엔 샌드박스를 만나고 20일에는 킹존 드래곤 X를 만납니다. 전 킹존과의 매치업이 가장 기대돼요. AD 캐리의 선봉장인 ‘데프트’ 김혁규와 ‘룰러’ 박재혁의 매치업은 언제나 가장 기대됩니다. 올해 두 선수들의 마지막 대결이 될 수도 있기에 좀 더 유심히 지켜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문대찬 기자 : 저는 개인적으로 담원과 그리핀의 경기가 기대됩니다. 연승 행진에 제동이 걸린 담원과 연패에 빠진 그리핀이라 혈전이 예상됩니다. 담원은 그리핀전 승리로 다시 추진력을 얻으려 하겠죠. 그리핀이 만약 담원전마저 패한다면 치명상이 될 겁니다.
문창완 기자 : 저도 담원-그리핀, 그리고 킹존과 젠지! 담원은 유독 그리핀을 상대로 약한 모습을 보여 왔죠. 이번에는 반전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문대찬 기자 : 모두 20일 경기. 불타는 토요일이 될 것 같네요.
쿠키뉴스 게임&스포츠팀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