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자 3명의 목숨을 앗아간 목동 배수시설 사고 당시, 현대건설 직원이 지하터널에서 지상으로 나오는 유일한 출구를 닫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3일 YTN은 "사고 발생 이후 8시 9분쯤, 또 다른 현장 직원이 지하로 내려간 것으로 확인됐다"며 "구조 목적이 아니라, 지하터널 입구에 있는 방수문을 닫기 위해서였다"라고 보도했다.
지하로 내려간 직원이 터널 안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출구를 닫아버린 것이다. 빗물이 지상으로 역류하는 걸 막기 위해 설치된 방수문은 평상시엔 열려 있었다.
현대건설 측도 이런 사실을 인정했다고 YTN은 전했다. 방수문을 닫은 직원은 앞서 들어간 직원이 작업자 2명을 데리고 이미 탈출한 것으로 판단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YTN에 "통로로 통하는 문인데, 그 문을 안 닫으면 이쪽으로 물이 다 들어온다"며 "50분에 내려갔으니까 충분히 대피를 했다고 생각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31일 서울 양천구 목동 빗물 배수시설 공사장 지하 40m 수로에서 현장 작업자 3명이 지상에서 쏟아져 내려온 빗물에 휩쓸려 사망했다.
폭우가 이미 예보된 상황이었지만 협력업체 직원 2명이 일상 점검을 위해 수로로 내려갔고, 시공업체 직원 1명은 이들에게 위험을 알리러 내려갔다가 함께 변을 당했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