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의 환영 행사 참석은 시기상조다. 그의 신분은 엄연히 ‘징계 선수’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 6일 오승환과 6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삼성 구단은 이날 곧바로 KBO에 오승환의 선수 등록을 요청했다.
올 시즌 미국 프로야구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뛴 오승환은 지난달 26일 팀에서 방출됐다. 팔꿈치 부상으로 사실상 시즌 아웃이 된 상태였기에 이후 일주일 동안 그를 찾는 팀은 없었다. 오승환은 이전부터 바라던 국내 복귀를 진행했고 어렵지 않게 삼성과 손을 잡았다.
오승환은 2016년 1월 해외 원정도박 파문으로 KBO로부터 72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삼성은 5일까지 102경기를 치렀다. 선수로 등록된 오승환은 잔여경기인 42경기에서 징계를 소화하고 다음 시즌 남은 30경기를 채우면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
허울뿐인 징계라는 지적이 나온다. 팔꿈치 회복이 필요한 오승환은 어차피 올 시즌 공을 던질 수 없다. 징계 기간이 아니라 재활 기간이라는 웃지 못 할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제도적 허점을 이용한 것이라 KBO도 쉽사리 오승환과 삼성에게 제동을 걸기 힘들다. 심지어 원정 도박 파문 뒤 그를 국가대표로 부른 전력도 있어 애매한 입장이 됐다.
하지만 이 허울뿐인 징계가 오승환이 도의적인 책임에서 자유롭다는 의미는 아니다.
삼성은 ‘어썸데이’가 열리는 10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오승환 환영행사를 연다. 오승환은 이날 라이온즈파크를 찾아 삼성 팬 앞에서 복귀 인사를 할 계획이다.
오승환은 엄연히 징계 신분이다. 상황이 어떻든 자숙과 반성이 필요한 시기다. 대대적인 복귀 행사는 징계가 끝나고 마운드에 오르는 날 치러져도 늦지 않다.
KBO는 최근 선수들의 잦은 일탈로 몸살을 앓고 있다. 범죄를 저지른 선수들이 솜방망이 처벌로 인해 어렵지 않게 복귀하는 것을 불편해 하는 팬들도 상당수다. 최근에는 키움 구단이 음주운전 삼진 아웃을 당한 강정호 복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거센 비판을 받았다. ‘물의를 일으켜도 야구만 잘하면 된다’는 인식이 선수단 사이에 뿌리박히면 곤란하다. KBO 사무국뿐만 아니라 구단 수뇌부들도 이에 대한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오승환의 다소 요란한 복귀가 향후 리그 정서에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