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美中 무역분쟁 수출 충격, 금융위기 때와 유사”

한은 “美中 무역분쟁 수출 충격, 금융위기 때와 유사”

기사승인 2019-08-09 10:16:05

한국은행은 미중 무역 분쟁이 금융위기 때처럼 국내 수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9일 한은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선박을 제외한 국내 수출물량지수는 4월에는 지난해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가 5월에는 3.3% 감소했다. 6월엔 7.3% 줄었다.

한은은 5월 이후 심화한 미중 무역분쟁은 글로벌 경기·교역 불확실성을 증대시켜 국내 수출 물량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6월에는 글로벌 교역 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되면서 반도체·자동차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한 대부분 품목에서 수출물량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이 흐름이 2000년 IT 버블 붕괴나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비슷하다고 봤다. 

2000년 IT 버블이 꺼지면서 나스닥지수가 급락했고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한국 수출물량은 줄었다. 2008년에는 리먼브러더스 파산을 기점으로 불확실성이 커졌고 한국 수출물량은 급감했다.

한은은 5월 이후 IT 부문으로 확대된 미중 무역갈등은 반도체 경기 회복을 지연시키면서 수출물량 회복세를 둔화시켰다. 또 단가 하락에도 영향을 미쳐 우리 수출 감소폭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도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무역분쟁 불확실성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글로벌 통상 여건 변화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아울러 일본 수출규제가 우리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 우려도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은은 일본과 글로벌 IT 기업에 미칠 부정적 영향 등을 고려할 때 (규제가) 장기간 이어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 반면 이 규제가 경제 외적 요인을 배경으로 하기에 장기화하거나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 같은 대외 리스크 요인 전개 방향을 현재로선 예단하기 어렵다”라며 대외 상황과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계속 면밀히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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