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를 기린 평화의 소녀상을 “더럽다”고 비하한 일본 애니메이션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작가 사다모토 요시유키(57)가 이번엔 “‘에반게리온’ 보지 말라고 해도 볼 거 아니냐”고 한국 팬을 조롱해 비판받고 있다.
사다모토는 지난 9일 자신의 SNS에 “더러운 소녀상. 천황의 사진을 불태운 후 발로 밟는 영화. 그 나라의 프로파간다(선전선동) 풍습. 대놓고 표절. 현대 예술에서 요구되는 재미! 아름다움! 놀라움! 지적 자극성이 전혀 없는 천박함에 질렸다”고 적었다. 이어 “도큐멘타나 세토우치예술제 같이 성장하기를 기대했는데, 유감스럽다”고도 했다.
이는 위안부 문제를 다룬 일본계 미국인 미키 데자키 감독의 영화 ‘주전장’을 겨냥한 발언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25일 국내 개봉된 ‘주전장’은 아베 총리와 일본 우익들이 위안부와 관련된 진실을 감추고 왜곡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같은 날 사다모토는 “난 한국 아이돌을 좋아한다. 아름다운 것은 솔직히 아름답다고 말한다”며 “소녀상은 조형물로서의 매력이 없고 지저분하다고 느꼈다. 실제로 본다면 다르려나. 모델이 된 분에게 죄송하지만, 예술로서 매력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후 한 네티즌이 “에반(에반게리온) 신작을 기다리는 한국인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고 하자, 사다모토는 10일 “보고 싶으면 봐도 되고, 보기 싫으면 안 봐도 된다. 난 신경 안 쓴다”고 답했다. 이어 “근데 보지 말라고 해도 볼 거잖아”라며 “마지막일 테고, 분명히 죽여줄 것이거든”이라고 적었다.
또 사다모토는 “평소 한국인들의 도움을 받는 입장이니 감사하다”며 “사내 등에 한국인이나 재일 한국인이 있지만 모두 성실하고 좋은 사람들이다. 사이좋게 지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다모토는 ‘신세기 에반게리온’을 탄생시킨 만화가로 애니메이션 회사 ‘가이낙스’에 소속된 캐릭터 디자이너다. 그가 참여한 작품에는 ‘신세기 에반게리온’ 외에 ‘신비한 바다의 나디아’ ‘시간을 달리는 소녀’ ‘썸머 워즈’ ‘늑대아이’ 등이 있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