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엇 게임즈는 현재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의 프랜차이즈화를 준비 중이다. 이르면 다음 시즌부터 프랜차이즈 시스템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유렵, 중국 등 해외 리그의 경우 프랜차이즈화가 진행됐다. 프랜차이즈 시스템이 도입되면 1부, 2부 리그의 개념으로 분할 돼 운영됐던 LCK와 챌린저스 코리아가 통합된다. 자연스레 승강전의 개념도 사라진다. 강등의 우려가 없어 투자가 촉진된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치명적인 단점도 존재한다. ‘수준 이하’의 경기력을 갖춘 팀들이 LCK 내에 많아지는 경우다. 때마침 최근 진에어 그린윙스가 시즌 전패라는 참혹한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리그 프랜차이즈화를 향한 우려의 시각이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진에어는 16일 종로 롤파크에서 열린 ‘2019 LCK 서머’ 그리핀과의 경기에서 2-0으로 패했다. 이로써 진에어는 18연패를 기록하며 LCK 최초 시즌 전패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진에어는 지난 스프링 시즌도 단 1승으로 마무리했다. 서머 시즌 반등을 기약했으나 좀처럼 힘을 내지 못했다. 어느 때보다 치열한 순위 경쟁이 펼쳐진 서머 시즌이지만 진에어만은 예외였다. 유리한 상황을 승리로 연결시키지 못했고 때론 일방적으로 주도권을 내주며 무기력하게 패했다. 연패가 길어지자 현장을 찾은 팬, 기자들은 진에어의 경기에 흥미를 잃었다.
스프링시즌까지 통틀어 1승35패. LCK 9개 팀과의 힘 차이가 현격히 느껴지는 성적표다. 하지만 진에어가 챌린져스 코리아로 강등될 확률은 현저히 낮다.
현재 챌린져스 코리아에는 그리핀과 담원 게이밍, 샌드박스 게이밍 등과 같이 LCK를 위협할 강자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실제로 KT 롤스터에게 0-3으로 패하며 강등이 유력해 보였던 진에어는 ESS와의 최종전에서 3-1로 승리, 서머 시즌 잔류에 성공한 바 있다. 이변이 없다면 2020 LCK 스프링시즌에도 진에어의 경기를 보게 될 것이 유력하다.
진에어가 또 한 번 LCK에 잔류할까 우려된다는 얘기를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핵심은 진에어의 LCK 잔류 여부에 있지 않다. 프랜차이즈화가 LCK 생태계에 가져올 큰 혼란이다.
프랜차이즈가 적용되면 1부 리그와 2부리그의 경계가 사라진다. 제 2, 제 3의 진에어가 얼마든지 LCK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는 의미다. 강팀들의 ‘승점 자판기’로 전락할 팀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결과가 뻔히 보이는 경기들이 늘어나면 자연스레 리그를 향한 팬들의 관심도도 떨어진다.
미국 롤 챔피언십 시리즈(LCS)의 경우 프랜차이즈 제도 도입 이후 투자가 증가하면서 인재들이 속속 유입됐고 리그 경쟁력도 강화됐다는 통계가 있지만, 반례로 독립국가연합(CIS)은 화제성만 노리는 일부 구단들의 비상식적인 행태로 리그 경쟁력이 바닥을 친 상황이다. 리그의 질적 수준 저하를 우려하는 시선이 나오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더불어 강등에 대한 우려가 없다보니 시즌 막바지 하위권 팀들 간의 경기는 팬들의 흥미를 더 이상 끌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해당 팀 선수들의 승리를 향한 집념, 절실함도 상대적으로 덜 할 수밖에 없다. 이는 장기적으로 리그 흥행에 악영향일 끼칠 수 있다.
물론 LCK의 프랜차이즈화는 더는 미룰 수 없다.
여럿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선수단 복지 강화, 구단의 자체적인 2군 팀 운영 등으로 인한 유망주 육성·트레이드 활성화 등의 긍정적 요소도 충분히 많다.
뻔한 결론이지만 결국 성공적인 프랜차이즈화는 라이엇과 구단, 선수들에게 달렸다. 구단과 선수들은 지속적으로 경쟁력, 기량 발전에 힘써야 한다. 라이엇 또한 정기적으로 구단 평가를 시행해 리그를 정화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프랜차이즈 시스템 도입이 LCK 재도약의 매개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